기출 심화분석- 가능세계의 확장판, 가능객체
안녕하세요 독서 칼럼에 진심인 타르코프스키입니다.
가능세계 지문은 많은 학생과 강사들을 괴롭혔고, 출제 오류 논란까지 발생한 악명높은 지문입니다. (평가원은 부정했지만 저는 출제 오류로 볼 여지가 상당히 많다고 생각하긴 합니다) 그런데 지문 자체에 대한 논의는 많지만, 더 심층적인 차원에서 가능세계를 둘러싸고 이루어진 담론은 수험가에 충분히 수용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가령, "가능객체"라는 논리학적, 철학적 개념도 충분히 출제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가능세계라는 개념 자체가 매우 지엽적이거나 생소한 것은 아니고, 폭넓은 독서와 탐색을 했다면 어느정도 익숙한 주제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SEP에서 '가능세계'라는 항목으로 2013년에 이미 대중을 위한 상세한 설명이 제시되어 있었고, 수능 국어에 나온 내용도 사실상 전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가능세계 지문은 가장 핵심적인 개념인 '가능세계' 자체에 대해 충분한 뜻풀이나 설명을 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후반부에 가능세계는 명칭 그대로 가능한 세계다 라는 식으로 표현되기는 했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가능세계라는 담론이 있다는 걸 접해 본 학생과 아예 초면인 학생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었을 것입니다.
물론 세상의 모든 지식을 알고 들어갈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의 익숙함이라도 가져가기 위해서, 딱 한 문단을 읽을 시간 정도는 할애해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핸드폰 켠 김에 가능세계 관련 추가적인 정보와 가능객체에 대한 아래의 담론을 읽어보기를 권합니다.
이 글을 완독하면 적어도 11개의 개념어를 얻어갈 수 있습니다.
-양상 맥락, 가능 세계 의미론, 초세계 동일성, 재조합 원리(principle of recombination), 대응물 이론(counterpart theory), 양상 환원주의(modal reductionism), 불가능한 객체(impossible objects), 마이농적 이론(Meinongian theories), 가장 이론(pretense theory), 포실리아(가능객체, possibilia), 분류적 동일성(sortal same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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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문제 1)
https://plato.stanford.edu/entries/possible-worlds/
외연(extension)과 내포(intension)의 철학적 구분은 논리학, 특히 양상 맥락(modal contexts)에서 심오한 함의를 지닌다. 고전 명제 논리(classical propositional logic)와 술어 논리(predicate logic)와 같은 외연적 논리체계(extensional logics)에서는 모든 문장의 진릿값이 그 통사적 형식과 구성 요소들의 외연에 의해 전적으로 결정된다. 즉, 용어와 술어의 실제 지시 대상(referents)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다. 이러한 외연성(extensionality)은 치환성 원리(substitutivity principles)의 타당성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동외연적(coextensional) 표현들이 문장의 진릿값을 변경하지 않고 서로 대체될 수 있음을 주장한다. 그러나 양상 논리(modal logic)는 내포성(intensionality)을 도입하여, 문장의 진릿값이 외연뿐만 아니라 내포, 즉 표현 뒤에 있는 의미나 개념에도 의존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고전적 치환성 원리는 양상 맥락에서 실패하게 된다. 예를 들어, "존의 모든 개는 포유류이다"와 "존의 모든 애완동물은 포유류이다"가 실제 세계에서 동외연적일 수 있지만, 이를 "필연적으로, 존의 모든 개는 포유류이다"라는 양상 맥락 내에서 대체하면 진릿값이 변경된다. 이는 존이 비포유류 애완동물을 가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내포성을 다루기 위해, 가능 세계 의미론(possib가le world semantics)은 양상 연산자(modal operators)를 가능 세계에 대한 양화사(quantifiers)로 해석함으로써 양상 논리에 대한 외연적 틀을 제공한다. 이 의미론에서 필연성 연산자(necessity operator)는 가능 세계에 대한 전칭 양화(universal quantification)로, 가능성(possibility)은 존재 양화(existential quantification)로 이해된다. 타르스키 의미론(Tarskian semantics)을 가능 세계와 술어의 세계-상대적 외연(world-relative extensions)을 포함하도록 확장함으로써, 가능 세계 의미론은 통사적 수준에서 명백한 내포성에도 불구하고 의미론적 이론 수준에서 외연성을 회복한다. 이 틀은 내포를 가능 세계에서 외연으로의 함수로 엄밀하게 정의할 수 있게 하여, 속성(properties), 관계(relations), 명제(propositions)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제공한다. 더 나아가, 가능 세계 의미론은 초세계 동일성(transworld identity)의 역할을 강조함으로써 양상 논리에서의 de re(대물)/de dicto(대언) 구분을 명확히 한다. De re 양상성은 가능 세계 전반에 걸쳐 특정 개체에 속성을 부여하는 것으로, 개체가 존재하는 모든 또는 일부 세계에서 그 속성을 예시하는지에 따라 본질적(필연적) 또는 우연적 속성을 주장한다. 반면, de dicto 양상성은 특정 개체에 대한 언급 없이 명제의 필연성이나 가능성을 다룬다. 따라서 가능 세계 의미론은 양상 논리에서의 내포성 문제를 해결할 뿐만 아니라 의미, 필연성, 그리고 가능 세계 간 동일성의 본질에 대한 귀중한 통찰을 제공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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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문제 2)
https://plato.stanford.edu/entries/possible-worlds/
데이비드 루이스(David Lewis)의 구체주의적(concretist) 가능 세계관은 이러한 세계들을 자체적 시공간 영역(spatiotemporal domain) 내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포괄하는 구체적이고 극대화된(maximal) 연결체로 상정한다. 이 체계에서 가능 세계(possible world)는 최대 연결 객체로 정의되는데, "최대"란 그 일부와 시공간적으로 연관된 모든 객체를 포함함을, "연결"이란 모든 부분이 시공간적으로 상호 연결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현실 세계(actual world)는 단순히 우리가 거주하는 세계일 뿐 존재론적 특권을 갖지 않으며, "현실성(actuality)"은 화자의 세계를 지칭하는 지표사(indexical)에 불과하다. 다른 가능 세계들 역시 동등하게 구체적이고 실재하며, 현실 세계만큼 확고히 존재하지만 완전히 분리된 비중첩 시공간 실체로서 우리 세계와 인과관계를 맺지 않는다. 루이스에 따르면, 개체는 그것이 해당 세계의 일부일 때에만 그 가능 세계에 존재하며, 이는 객체가 세계에 구속된다(worldbound)는 원칙을 따른다. 즉, 객체들은 복수의 세계에 존재하지 않고 다른 세계에서는 원본 객체와 다양한 정도로 유사한 대응물(counterpart)을 갖는다. 대응물 이론(counterpart theory)은 다른 가능 세계의 대응물을 참조함으로써 개체에 관한 양상적 주장(modal claim)을 분석할 수 있게 한다. 예를 들어, 어떤 개체가 달랐을 수 있다고 주장할 때, 우리는 그 차이를 구현하는 대응물이 다른 세계에 존재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루이스의 양상 환원주의(modal reductionism)는 양상 명제에 대한 구체주의적 진리조건을 제공함으로써 양상적 진술을 비양상적 용어로 환원하고자 한다. "필연적으로"와 "가능하게"같은 양상 연산자(modal operator)는 가능 세계에 대한 양화사(quantifier)로 분석되어 원초적 양상 개념의 필요성을 제거한다. 모든 양상적 진리를 설명하기에 충분한 가능 세계의 존재를 보장하기 위해, 루이스는 재조합 원리(principle of recombination)를 도입한다. 이는 개체와 속성의 모든 조합이 어떤 가능 세계에서 공존하거나 공존하지 않을 수 있음을 상정한다. 이 원리는 두 가지 핵심 측면을 내포하는데, 첫째로 모든 것이 다른 모든 것과 공존할 수 있으며, 둘째로 모든 것이 다른 모든 것과 공존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으로, 이는 별개의 존재 간 필연적 연관의 부정을 요약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가능 세계의 풍부함(plenitude)이 보장되어, 사물이 있을 수 있는 모든 상상 가능한 방식에 대응하는 세계의 존재를 허용한다. 가능 세계와 그 거주자를 전적으로 비양상적 용어로 정의함으로써, 이 이론은 양상성, 본질적 속성, 양상적 담론을 이해하기 위한 포괄적 틀을 제공한다. 루이스는 그의 이론이 무수한 구체적 세계의 존재를 인정함으로써 상식적 직관과 충돌함을 인정한다. 그러나 그는 구체주의의 설명력과 이론적 우아함이 그 수용을 정당화한다고 주장한다. 양상 개념을 비양상적 기반으로 환원하는 이 이론의 능력은 가능성과 필연성에 관한 형이상학적 질문에 대한 통합적 접근법을 제공한다. 비평가들은 구체주의의 존재론을 사치스럽다고 여길 수 있으나, 루이스는 양상성에 대한 환원적 설명의 이점이 직관적으로 불편한 함의를 상쇄한다고 주장한다. 방대한 가능 세계 배열의 존재를 수용함으로써, 구체주의는 양상적 실재의 풍부함을 완전히 포착하고자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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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문제 3)
https://plato.stanford.edu/entries/possible-objects/#FicObj
가능객체(가능적 객체), 즉 "포실리아(possibilia)"는 존재 가능성을 지닌 실체들을 지칭하며,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가능성(possibility)과 현실성(actuality) 간의 복잡한 상호작용—형이상학(metaphysics)의 핵심적 긴장—을 파악해야 한다. 모든 현실적 객체가 의심의 여지없이 가능적 객체인 반면, 모든 가능적 객체가 현실적 객체는 아니라는 더욱 논란의 여지가 있는 명제는 비현실적 가능 객체의 존재를 시사한다. 보수적 형이상학적 견해는 이러한 개념을 거부하며, 모든 객체가 현실적이라고 주장함으로써 "현실적"이라는 용어를 불필요하게 만들고 비현실적 객체의 존재를 부정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가능론(possibilism)은 일부 객체들이 비현실적이지만 여전히 가능 세계(possible worlds)—현실적인 것뿐만 아니라 가능한 것까지 포괄하는 종합적 영역—를 포함하는 더 광범위한 담론 영역 내에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가능 세계 프레임워크는 이러한 세계들에 대한 존재론적 양화(existential quantification)의 관점에서 가능성과 현실성을 해석함으로써 양상 명제(modal statements)의 분석을 용이하게 한다. 특히, 데이비드 루이스(David Lewis)의 양상 대응체 이론(modal counterpart theory)에 따르면, 가능 세계들은 시공간적으로 관련된 최대의 전체이며, 현실성은 우리를 포함하는 세계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비현실적 가능 객체들은 현실적인 것들만큼이나 구체적으로 실재하며, 우리와 시공간적 관계가 없는 별도의 세계에 존재한다. 루이스는 대상에 대한 양상성(modality de re)을 설명하기 위해 대응체 이론을 도입하는데, 여기서 다른 가능 세계의 객체는 우리와 동일하지 않지만 관련된 측면에서 유사한 대응체이다. 이는 이론적 유연성을 제공하지만, 유사성이 양상적 맥락에서 동일성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솔 크립키(Saul Kripke)의 반론과 같은 철학적 도전을 야기한다. 크립키는 개인의 가능한 속성이 단순한 대응체의 속성에 의해 결정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루이스는 대상에 대한 양상성이 대응 관계를 통해 보존된다고 주장한다. 델리아 그라프 파라(Delia Graff Fara)는 "분류적 동일성(sortal sameness)"을 활용하여 대안을 제시하며, 이를 엄격한 동일성과 구별함으로써 대응체를 도입하지 않고도 가능 세계들 간에 객체가 다른 속성을 가질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한다. 그녀는 객체가 구성 요소가 변하더라도 분류 개념 하에서 동일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이는 완전한 동일성을 요구하는 정체성과는 다르다. 예를 들어, 목재로 만든 배가 한 세계에서는 특정 널판을 가지고 있지 않고 다른 세계에서는 가지고 있더라도, 분류적 동일성을 통해 같은 배라는 개념을 유지할 수 있다. 이러한 접근법은 세계들 간의 동일성과 차이에 관련된 양상적 분석에서의 불일치를 완화한다. 이러한 이론들은 가능적 객체의 본질, 현실성, 그리고 가능 세계들의 구조에 대한 형이상학적 논의의 복잡성을 강조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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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문제 4)
https://plato.stanford.edu/entries/possible-objects/#FicObj
크립케(Kripke)는 유니콘(unicorn)이 비실재적 가능 객체라는 통념에 이의를 제기한다. 그는 유니콘이 동물 종으로 의도되었으나, 신화적 기원으로 인해 유전적 구성이나 진화적 역사와 같은 본질적 정의 특성이 결여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이마에서 뿔이 돌출된 말과 유사한 유니콘의 전형적 속성을 지닌 가상 생물이 존재하더라도, 본질적 특성 없이 표면적 특징만으로는 유니콘으로 단정할 수 없다. 이에 크립케는 유니콘을 어떤 가능 세계에서도 존재할 수 없는 '불가능한 객체(impossible objects)'로 결론짓는다고 평가받는다. 이 논증은 다른 비실재적 자연종으로 확장되어, 명확한 본질적 특성이 없는 존재는 가능태로 간주될 수 없음을 시사한다. 셜록 홈즈(Sherlock Holmes)와 같은 허구적 인물을 포함하는 '허구적 객체(fictional objects)'를 비실재적 가능 객체로 보는 견해 또한 중대한 난제에 직면한다. 첫째, '불가능한 허구적 객체' 문제가 있다. 일부 허구적 존재는 서사를 통해 양립 불가능한 속성이 부여되어, 어떤 가능한 객체도 충족시킬 수 없는 모순을 발생시켜 불가능한 객체가 된다. 둘째, '유일성의 실패' 문제가 있다. 허구적 서사는 단일한 가능 객체를 고유하게 식별하기에 충분한 구체성을 결여하고 있어, 머리카락의 정확한 수와 같은 명시되지 않은 세부 사항에서만 차이나는 다수의 가능한 객체가 주어진 설명을 충족시킬 수 있다. 일부 이론가들은 허구적 객체를 실제 세계 내 문학 비평의 이론적 구성물로서 존재하는 '실재의 추상적 존재'로 제안한다. 이러한 객체는 자신들의 원전 이야기에서 '탐정이 되는 것'과 같은 속성을 지니지만, 구체적 세계에서는 이러한 속성을 실현하지 않는다. 철학자 알렉시우스 마이농(Alexius Meinong)의 이름을 딴 '마이농적 이론(Meinongian theories)'은 허구적 객체를 존재하지 않지만 자신들의 이야기 내에서 부여된 속성을 지니는 불완전하거나 심지어 불가능한 객체로 제시하여 다른 해결책을 제안한다. 이 접근법은 존재 없이도 속성을 지닌 객체를 허용하며, 모순과 비구체성을 실제 존재를 요구하지 않고도 수용한다. 대안적으로, 월튼(Walton)이 주창한 '가장 이론(pretense theory)'은 허구적 객체에 대한 담론이 상상 놀이의 언어 게임에 내재되어 있으므로, 이 상상적 틀 밖에서 허구적 존재의 존재론적 지위를 추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제안한다. 이러한 다양한 관점은 신화적 및 허구적 존재의 존재론적 지위를 형이상학적 담론 내에서 조화시키는 데 내재된 복잡성을 부각시키며, 특히 가능성, 존재, 정체성과 같은 개념에 대한 우리의 이해에 근본적인 도전을 제기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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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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