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오마] 여러분이 꼭 읽어봤으면 하는, 마지막 정리 글. :)
[수능 칼럼] 연습처럼 보기 위한, 전략과 마음가짐에 대해
모두 각자의 방법대로 마무리를 하고 있을겁니다.
선생님들이 강의에서, 주변 선배들이 조언으로, 여러 멘토들의 칼럼을 통해 수능날 하면 좋을 것들, 수능날 마음가짐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을거에요.
저도 오늘 그런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꼭 명심하면 좋을 것은 [나에게 맞는 것을 가져가라]라는 겁니다.
모든 조언들은 다 좋은 방법들입니다. 하지만 내가 납득이 가고 내가 실제로 할 수 있는 것들을 한다고 생각하세요.
이런 저런 이야기가 많아 그것들을 다 신경쓰고 예쁘게 정리해서 가고 싶겠지만, 그것보다는 내가 와 닿는 것들을 기준으로 마무리를 했으면 합니다.
제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특별한 마음가짐이라기 보단 시험을 연습처럼 보기 위한 것, 스스로 무너지지 않게 하기 위한 것에 초점을 맞추어서 쓰고자 합니다.
긴장하지 마라, 침착하게 해라, 긍정적인 생각을 해라.. 이런 것들은 몰라서 못 하는 게 아니잖아요?
조금은 여러분이 와 닿을 수 있는 이야기들로 간략히 정리해 볼게요.
모두 한 해 동안 정말 고생 많이 했고 끝까지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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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내가 막힌 이 문제가 최고난이도라는 마음가짐
2. 언제나 내가 정한 시간이 벗어날 수 있다.
3. 안 풀릴 수 있음을 알고 가자.
4. 루틴이 필요하다.
1. 내가 막힌 이 문제가 최고난이도라는 마음가짐
조금 이상하게 들릴 지도 모르겠지만, 수능 날 풀면서 내가 맞았는 지 틀렸는 지 알지 못합니다. 그리고 해마다 어떤 파트가 어려울 지는 다 풀어보기 전 까지는 알지 못합니다. 문학이라고 이번 수능에서 [반드시] 쉬우리란 법이 있을까요? 100번 중 99번이 쉬웠어도 1번이라도 어려우면, 그건 그럴 수 있는 겁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아마 문학이 이번 수능에서 어렵게 나온다면, 많은 학생들이 스스로 무너질 겁니다. 왜냐하면 보통 문학은 (상대적으로) 쉬웠으며, 우리 머릿속에는 문학에서 얼른 시간을 세이브하고 비문학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이 강합니다. 만약 실제로 문학이 정말 어렵게 나왔다면 어떨까요?
그 때 실제로 어려워서 시간이 어느 정도 소요 되고 막힐 수도 있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문학에선 오래 걸리면 안 된다는 생각 때문에 침착하게 풀기 보단 스스로 흔들리고 무너지고 있을 가능성이 클 겁니다. 당연히 오래 걸리는 것이 맞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조급해지게 만든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여러분, 이렇게 생각하세요. 수능 날 내가 막히는 건 누구나 다 막힐 것이다. 설령 그게 사실이든, 아니든 내가 푸는 중간엔 알지 못합니다. 실제로 나 혼자 못 풀고 있을 수도 있겠죠. 혹은 위의 예시처럼 정말로 어려운 것일 수도 있겠죠. 다 풀고 까보기 전까지 모르니까 저러한 마인드를 갖자는 겁니다. 그렇다면 적어도 저 문제를 풀 때 제 풀에 무너지는 상황은 없을겁니다.
다 풀기 전까지 어디가 어려운 건진 알지 못하며, 그 해 마다 어디가 어려울 지는 확정할 수 없습니다. “내가 막히는 것이 최고난이도라는 마음가짐”이 여러분이 스스로 무너지는 것을 막아줄 겁니다.
2. 언제나 내가 정한 시간에서 벗어날 수 있다.
국어나 영어에서 특히 지문마다 어느 정도의 시간을 계산해두었을 겁니다. 그러나 언제나 내가 정한 시간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을 염두해두세요. 물론 우린 마음속으로 화작문이 이 정도 시간에 풀리길 바라고, 비문학 한 지문엔 대략 어느 정도가 걸리기를 바라고.. 그렇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이미 경험했을겁니다. 회차마다 색깔이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쉬운 지문에서 시간을 세이브하고 어려운 지문에선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하는 특성이 강합니다. 화작문은 무조건 20분에 풀릴까요? 한 지문은 무조건 7분에 풀릴까요? 모릅니다.
하지만 평가원은 시간을 맞춰서 내준다. 그리고 지금 풀고 있는 것이 어렵다면, 문제가 쉽거나 뒤에 지문이 쉬운 것이 나올 것이다. 이 믿음을 잃지 마세요. 시간의 강박이 가장 무섭습니다. 예를 들어 화작문이 25분 동안 걸릴 수밖에 없게 나왔다고 가정해볼게요. 이때 누구나 25분에 걸리는 것이 사실 당연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원래 25분을 계산하지 않았는데] 라는 생각 때문에 잘한 것임에도 스스로 조급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고 여러분에게 시간 생각 안 하고 풀어도 괜찮습니다 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적어도 기출을 어느 정도 본 친구들이라면, 어느 정도 자신의 풀이가 익숙해진 친구들이라면 본인이 원래 하던 대로 지문을 읽고 문제를 푼다면, 시간을 맞춰서 내줄 거라는 믿음으로 갑니다. 어떤 지문은 오래 걸릴 수도 있고 읽고 문제에 들어갔는데, 문제에서 생각보다 안 풀리는 문제가 있을 겁니다. 가장 어려운 이유는 다 풀기 전까지 “이 지문에서 오래 걸려도 괜찮은지, 문제를 이 정도 시간 투자해서 풀어도 괜찮은지” 일 겁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우선 지문을 내 방식대로 읽는 것이 제 1의 목표였습니다. 그리고 우선은 한 번 쭉 풀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풀리지 않는 것들이 있었습니다. 두 번 정도 고민해보고 안 되면 일단 답 찍고 넘어가자는 것이 제 전략이었습니다. 평가원이 아무리 시간을 맞춰서 내준다 하더라도 그게 모든 문제를 깔끔하게 풀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으니까요. 그 문제를 한 없이 잡고 있을 수 없었기에 나름의 마지노선을 정해둔 것이었습니다.
즉 조금 오래 걸리고 한 두 문제 막히는 상황은 사실 이미 예견된 상황입니다. 여러분이 생각한 것과 조금의 오차는 충분히 있을 수 있습니다. 그 때 믿으세요. 평가원은 시간을 맞춰서 내주며, 지금 푸는 것이 어렵다면, 뒤에 것은 좀 나을거야라는 생각으로 말이죠. 대신 내가 이 정도 까지 해보고 안 되면 넘어가겠다 라는 마지노선 전략은 꼭 챙겨가라는 걸 당부하고 싶습니다.
3. 안 풀릴 수 있음을 알고 가자.
늘 하는 이야기입니다. 수능 날을 절대 낙관하지 마세요. 모르는 단어가 나올 것이고 못 푸는 문제가 반드시 나올 겁니다. 이 상황을 끝까지 회피하지 마세요. 내가 설령 못 풀었을 때, 몇 번으로 찍겠다 라는 전략이라도 있다면, 두 학생이 똑같이 못 풀더라도 찍자고 전략을 생각해 간 학생은 일단 찍고 넘어가는 것이 [자신의 전략, 자신이 생각한 판 안에서 흘러가는 것] 이기 때문에 똑같이 틀리더라도 그 뒤를 그나마 자신의 페이스대로 풀어나갈 수 있습니다.
이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모든 문제를 마음 편하게 보긴 어렵습니다. 위기를 마주할 때, 얼마나 위기 이후의 것을 잘 하느냐가 관건인 겁니다. 돌발 상황을 그 날 마주해서 잘 대처하더라도 그 순간엔 잘 대처했는지, 아닌지를 확인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설령 잘 한 것이더라도 마음은 불안합니다. 즉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변수, 모든 가능성을 한 번이라도 생각해보세요. 듣기를 만약 못 들었다면? 영어 빈칸 추론을 못 푼다면? 기술 지문을 못 푼다면? 갑자기 문학이 어렵다면?
위기도 여러분의 손바닥 안에서 흘러가게 만들어야 합니다.
4. 나만의 루틴이 필요하다
이 부분은 제가 추천하는 방법입니다. 긴장을 하지 말자고 생각하는 것은 여러분도 해보셨듯이 그리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긴장하지 말자고 하면 더 긴장하는 것이 사람이고 생각하지 말자고 하면 더 생각이 나는 것이 우리죠. 저는 늘 이러한 긴장을 관리하는 데에 운동 선수의 예를 들곤 합니다.
야구 선수들이 타석에 들어설 때를 잘 보면, 특이한 행동을 마치 기계처럼 반복합니다. 모자를 벗었다가 쓰거나, 모자를 만지거나, 배트를 두 번 빙빙 돌린다던가.. 이것들이 실제로 타격을 잘하게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연습 때 이러한 행위들을 했을 때, 잘 되었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이들의 연결 고리를 강화하는 것입니다.
즉 이러한 행위들을 함으로써 마치 연습처럼 하게 된다는 겁니다. 수능 그리고 운동선수들처럼 극도의 긴장 상태에 있을 때, 마음은 누구나 제대로 잡히지 않고 온갖 생각들이 납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이 나는 자신을 자각하면 조급해지고 이미 끝났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수능 날 아침밥을 먹지 못했고, 무리하게 비문학 요약과제를 두 지문이나 가져갔는데 심지어 하나를 못 풀었고, 페이지 확인했을 때 아는 지문이 하나도 없었다고 느꼈고, 지문 길이가 매우 길게 느껴졌고, 갑자기 이번 수능을 망치면 군대를 가야되네? 라는 온갖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문학은 어떻게 해야지, 문학은 어떻게 해야지 이런 생각을 하는 것 고사하고 이러한 생각을 지우고자 노력하는데, 지우려고 하니까 이 생각들이 점점 더 커지고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자신을 보니까 이미 안에 불안이 커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때 저를 잡아주었던 것이 루틴이었습니다. 그 루틴은 제가 최근에 썼던 칼럼인 1page를 100% 활용 하는 법에서 이야기한 것입니다. “ 1 page를 마주했을 때, 천천히 침착하게 이것만 천천히 하자” 라고 늘 연습 때 앵무새처럼 이야기를 했고 수능 날도 일단 그것에서 시작했습니다. 그 행위가 저를 몰입으로 이끌었습니다.
그리고 화작문이 끝나니까 또 잡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 때 비문학으로 들어가면서 늘 외쳤던, “재밌게 읽자, 반응하자” 라는 것을 일단 외쳤습니다. 그게 무슨 의미고 무엇을 구체적으로 하자는 의미 있는 말은 아닙니다. 그러나 저것을 외치는 것이 저에겐 루틴이자, 제가 연습처럼 들어갈 수 있게 하는 시발점인 셈이었던 겁니다.
실제로 제가 화작문을 풀면서, 비문학을 풀면서 저것들 ‘만’ 갖고 풀었을까요? 절대 아닙니다. 비문학 풀면서 막혔을 때 어떻게 해야지, 화작문 이런 유형 때는 어떻게 해야지 라는 모든 경험치들이 당연히 있었습니다. 그러나 내 마음이 편해야 그러한 것들이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런 것들을 외치는 것이 불쑥 불쑥 튀어나오는 잡생각들을 잠시 억눌러 주었다가, 다시 몰입하게 하고. 이러한 사투의 과정이 수능 장에서 제 상태였습니다.
저는 긴장을 많이하는 편이었습니다. 그래서 글을 읽는 중간에도, 한 지문을 풀고서도 잡생각들이 떠오르는 것을 잠재우지 못했습니다. 그때 그 자체를 어떻게 억누르자는 것은 솔직히 어렵습니다. 만약 당신이 생각을 안 해야지 라고 생각하면, 생각을 안 할 수 있다면 가능하겠지만, 수능 날 그러한 생각을 단순히 정신승리로 이겨낸다는 것은 저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루틴과 같은 어떤 장치들을 통해서 저는 제 불안을 관리했습니다.
운동선수들은 저희보다 더 큰 긴장을 느낍니다. 이들이 그러한 긴장 속에서도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고 평소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것에 우리는 감탄만 할 것이 아니라, 도대체 이들이 어떻게 그것들을 해내는 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루틴, 이건 사람마다 다릅니다.
서울대 간 형이 비문학 읽기 전에 “반응하자”라고 외쳐서 시험 잘봤다고 “반응하자”라고 외치는 것을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유의미한 연결 고리를 맺는 루틴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가 남은 시간 동안 여러분의 실력을 바꾸진 못하지만, 여러분이 실력대로라도 보고 올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조금이나마 했으면 정말 좋겠네요.
끝날 때 까진 끝난게 아니다, 마지막 1초 까지 간절히 생각하고 노력하길
공부를 디자인 합니다 _ 미라오마 T
[미라오마 T]
* 서울대학교 / 독학 삼수
* 온.오프 멘토링 전문 강사
* 국어 강의 4년차 _ 강의를 사랑하는 1人 (소소한 행복)
* [미라오마의 수능 블로그]운영
* 수만휘, 오르비 칼럼 多 연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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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정말 행복할 것 같습니다.
모두 응원하겠습니다!
파이팅!!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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