쩝쩝접 [591036] · MS 2015 · 쪽지

2016-08-04 01: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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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속편) 재수 때 정시상담 그리고 원서결정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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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orbi.kr/bbs/board.php?bo_table=united&wr_id=8881558 (2편)

이전 편에서 이어집니다. (이 편을 읽는데 필요한 배경스토리가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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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 보기에는 정말 평화로운 정시상담이었다.

하지만 당시 나는 나름대로의 생각이 있었다.

그리고 그 나름대로의 생각과 정시상담 결과는 불일치했다.

그리고 그 불일치는 나에게 약간의 의문과

불만을 가지도록 만들었다.


"저 선생님 질문이 있는데요..."

"그래... 질문이 뭔데?"

"가군 원서... 관련해서 궁금한 게 있습니다."


나는 며칠 전부터 준비해온 자료를 

가방 속에서 조심스럽게 꺼냈다.


묘한 긴장이 감돌았다.

(이전 편에서 일부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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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 당시의 시각과 사건, 심정을 있는 그대로 서술하였습니다. 그게 옳든 옳지 않든)

(그래서 어그로성 발언들도 기록되어있음)

(고증 불확실 이해 좀)


이 자료의 정체는 바로

직접 조사해본 의대 정시원서 실시간 경쟁률들과 

수XX 사이트 출처인 의대 배치표 점수 목록들

그리고 그 배치표에는 건양의와 조선의가 표시되어 있었다.


이 자료들의 배경들을 말해보자면

논술 불합격 이후 정시 준비를 해야할 때

"아 정시 학원에서 알아서 해주겠지~" 하고서

컴퓨터게임이나 하면서 펑펑 놀고 있었음


엄마 "이럴 때 사이트에서 표본 수집하고 그래야하지 않니?"

나 "아 학원에서 다 알아서 해주겠죠~ 담임샘이 강대 시절부터 원서 전문이었다던데"

엄마 "논술 때 어떘는지 잊었니? 나는 너 담임선생님 못 믿겠다."

나 "에이... 그래도 정시원서인데..."

하면서 엄마가 인터넷 뒤져가면서 관련 자료들을 검색하심


나 (게임하던 중) "아! 이거 업적 달성하던 중이었는데... 전화는 왜 하셨어요?"

엄마 "방금 배치표 보낸 거 봐봐. 건양의랑 조선의는 한번 넣어볼만한데?"

나 "...이거 배치표 점수 상으로 모자라잖아요. 배치표 점수 낮다고 애들도 몰려서 안 될 것 같은데..."

엄마 "이번에 의대 정원이 늘어났잖아. 커트라인도 분명 낮아질테고."

"이번에 물수능이었잖아. 애들이 원서에서 몸을 사릴텐데... 한번 높게 써보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해"

나 "작년에 빵꾸가 뚫렸는데 올해도 빵꾸가 뚫리겠어요 설마..."


그냥 귀찮다고 안하려 했었는데

엄마가 계속 설득하셔서

정시 원서 접수 날부터 시간대별로 경쟁률 조사해봄

"아... 이거 경쟁률 조사하라고 해서 하는데... 의미가 있긴 있나..."


원래는 그냥 가지고 있는 정도로만 끝내려고 했었음

그런데 선생님이 "연고대는 상향이다. 가군에 안정으로 서성한 박아."

라고 정시상담을 하시면서 상황이 변함

"선생님 말대로 KY가 상향이긴 한거야? 그리고 가군에 왜 굳이 서성한 안정을 박아야 하는 거지..."

하고 의문이 생기기 시작함



"저 선생님 질문이 있는데요..."

"그래... 질문이 뭔데?"

"가군 원서... 관련해서 궁금한 게 있습니다."

"그래 한 번 말해봐."

"지방의대도... 몇몇 군데는 될 거라 생각하는데... 어떤...가요?"


잠시 정적이 흘렀다.


선생님은 잠시 컴퓨터를 바라보면서

입시상담용 프로그램에 점수를 입력해보고

머리를 긁적긁적이더니

고개를 돌리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함


"지금... 나군에 연대를 넣는다고 그랬잖아... 다군은 지르고... 나군 다군이 상향이면... 가군은 당연히 안정으로 넣어야지."

"어차피 여기서 안되면 삼수를 해서 다시 기회를 노릴 수도 있고요... 뭐 꼭 안정이 있어야 한다. 그런 건 아니에요 선생님"


선생님은 더욱더 차분하게 설득하기 시작하셨다.


"그 일단... 삼수 생각도 있다고 하는데... 만년 수능만 보고 있을순 없잖아... 대학생활도 하고... 그치? 그리고 뭐 꼭 수능을 잘 본다는 보장도 없고 말야...?"

"뭐 보장이 있는 건 아니긴 하죠..."

"대학생활도 나름 괜찮고, 기회가 많거든... 그리고 말이야... 지방의대도... 안 좋은 곳은 정말 안 좋아..."

"의대도 다 같은 의대는 아니거든... 그치? 의대도 어느 정도 좋은 곳을 나오면 모르겠는데... 이 정도 점수대로 지방의대를 붙는다는 보장도 없고... 그치?"

"설령 붙는다고 해도... 그 정도면 좋은 의대는 아니거든... 그런 것보다는... 차라리 좋은 대학... 가령 연대 정도 나오는 게 직업적으로나 삶의 질 적으로나... 오히려 이득일 수 있어... 그치?"

"굳이 위험적인 선택까지 해가면서 그러는 것보단... 이렇게 쓰는 게 좋다고 생각해 선생님은... 뭐 대학가서 좋은 거 할 기회는 많으니까 말이야... 알았지?"


그렇게 상담은 잠정적으로 그렇게 끝이 났고

나는 빈 교실로 가서 부모님께 상담 결과를 보고했다.

"한국말 끝까지 들어봐요... 선생님이 가군은 성대 자연과학계열 정도로 안정을 일단 박고요..."

"서성한? 어이쿠 맙소사..."

"그렇다고 서울대를 넣을 순 없는 노릇이잖아요. 일반대에서"

"그래... 그럼 나군은?"

"나군은 연대 생화학과나 시스템생물학과... 상향으로 지르면 된다고 했고요..."

"아이고... 그래서 다군은"

"다군은 그냥 어차피 지르는 거 단국의나 강릉원주치, 상지한이라는데요... 단국의는 한 8점... 강릉원주치는 3~4점... 상지한은 1~2점 정도 블라블라..."

"그래... 선생님이 참 상담을 개떡같이 했구나."

"아..아니 개떡같이 한 거는 아니죠..."

"아니 서성한 보내려고 재수한 거는 아니잖아! 그리고 다군은 뭘 그리 대충 상담해준대?"

"아니 이 정도면 그래도 상담은 해준거죠!"

"그리고 가군 지방의대는? 지방의대는 뭐라고 그러던데?"

"지방의대는 뭐 된다는 보장도 없고... 된다고 하더라도 안 좋은 의대라서.. 차라리 그럴 바에 서울에 있는 대학 가는 게 낫다고..."

"후... 그래서... 그 인간은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는 거래?"

그렇게 이십여분 가까이 부모님과 다툼은 계속되었고


"일단 나머지 경쟁률이나 다른 커트라인, 배치표들 보고 결정할게요. 그리고 전화요금 많이 나와요."

로 겨우 봉합을 하면서 전화는 마무리되었다.

"햐... 정시는 이렇게 냉혹하구나..." 하면서

학원을 나오던 도중,

갑자기 전화가 왔다.

고1 학교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였다.


"어 OO이. 그 동안 잘 지냈지."

"네 선생님 잘 지냈어요."

"그래 이번에 고대 논술은 어떻게 되었니?"

"아... 떨어졌어요..."

"그렇구나... 그래 이번에 가군 원서 말이야... 어떻게 할 계획이니?"

"아 가군 원서는 그냥 두 가지 정도 생각하고 있어요... 지방의대로 상향하거나... 성대 자연과학계열로 안정하거나..."

"흠... 지방의대는 조금 그렇고... 성대 자연과학계열..? 너무 낮추는 거 아니냐..."

"그렇긴 하죠..."


"야 OO아. 그래서 가군 원서에서... 서울대는 생각이 없니?"

"......네?"

"이번에 생2 봤잖아 생2..."

"네 생2 봤죠."

"이번에 생2가 어렵게 나왔는데... 그래도 생2는 잘 봤잖아..."

"그래도 다른 걸 못 봐서..."

"서울대는 투과목 본 사람만 지원 가능하잖아... 그러면 네가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어..."

"이번에 서울대 사범대 쪽에 생명교육과나 화학교육과 이런 거... 지금 경쟁률이 엄청 낮거든?"

"경쟁률이 이렇게 낮으면 커트라인이 낮을 가능성이 커... 한 번 넣어봐... 괜히 쓸데없이 낮춰쓰지 말고."


전화를 끊고 나서 바로 오르비에 접속했다.

"그래... 이럴때야 말로 오르비에 답이 있을 거야..."

오르비에 '서울대' 키워드를 검색돌려봤다.

사범대 관련 내용이 나올 때마다 클릭해서 보았다.


"자기소개서... 면접... 으으 왜이리 복잡해... 이제 내일모레면 끝인데... 언제 준비하라고?"

머리가 복잡했다. 아직 원서 결정도 못 했는데...

그냥 부모님도 원망스러웠고

학원선생님도 원망스러웠고

오르비에서 뻘글이나 보면서 쉬기로 했다. 

(참고로 재수 때 오르비는 눈팅했으나, 아이디는 만들지 않았다.)


집에 가서 다시 모든 것을 말했다.

부모님은 가군에 서성한 넣느니

서울대나 지방의대를 넣는 게 낫다고 말했다.


가장 복잡한 가군은 제껴두고 나군 다군부터 결정하자고

일시적 타협을 보았다.


가군은 보류하고 일단 다군...

다군에서 부모님과 또 다툼이 벌어졌다.

"단국의는 가능성이 너무 없어요..."

"8점 차이라면... 그런 건가... 강릉원주치대는?"

"치대는... 그냥 개인적 취향상... 적성에 맞지 않을 것 같아요."

"아니 왜?"

"그냥 뭐라고 할까나... 잘해낸다는 보장도 없고... 생각해본 적도 없고..."

"그래... 적성에 안 맞으면 어쩔 수 없지... 다군은 어떻게 할 건데"

"그냥 어차피 삼수 생각도 있는 판에... 상지한 넣고 합격증 노려볼래요."

"안 돼"

"아니 합격증 컬렉터만 할 거라면 붙을 가능성이 높은 걸 넣어도..."

"의대 치대 넣고 떨어지는 게 낫지, 한의대는 절대로 안 돼"


순간 의외로 당황스러웠다.

'아니 평소에 내가 한약 안 먹는다고 할 때도 한약 주문하신 분이 왜...'

굳이 한의대를 피할 이유도 없어보였고

가능성 있는 데를 넣지 말라는 의견에

동의하기는 어렵단 생각이었고

결국 또 다시 다툼이 벌어졌다.


...이 부분은 요약서술을 굳이 넣자면

계속된 갑론을박 결과 부모님이 싫어하시는 학과는

한의대와 수의대였다는 사실을 알았을 뿐

"아니... 가능성 있는 데를 넣지 말라니... 취향 참 독특하시네..."

투덜거려봤자 물주는 부모님이었다.


그렇게 다군 원서도 난해해졌을 무렵

"이렇게 난해해질 바에야 차라리 의대를 지르고 장렬히 산화하자."

그 무렵 다군에 눈에 띄는 곳이 하나있었다.

"서남대 의대... 음... 소문은 높지만... 이렇게 될 바에 차라리 여기를 넣자."


여기서부터 선생님과의 상담결과는 어긋나기 시작했다.

선생님이 추천했던 과들은 모두 예상안에서 폐기하고

추천하지 않은 과를 지원하기로 마음먹었으니 말이다.


그렇게 다군은 결정이 났다.


이제 나군을 결정할 차례였다.

이미 가군과 다군에서 정신이 피폐해진 상태였긴 했지만 말이다.

평소라면 변수는 없었을 것이다.

학원 담임선생님(연대 출신)도 연대 학과로 추천을 했었고

(참고로 연대 신입생들 송도가는 걸 그 당시에는 몰랐으니 고려사항은 아니었을 것이다.)

부모님은 압도적으로 연대를 선호하였으니

(고딩 무렵 연대가 서울대보다 낫다는 말에 내가 "그런 말도 안되는 소리를"하면서 반발했을 정도)


아마 흐름대로 갔더라면

나는 연대 생화학과나 연대 시스템생물학과를 지원했었을 것이다.

(뭐 둘 다 결과적으로는 붙을 곳이었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나군에 연대 지원은 상수나 매한가지였다.


나는 나군을 상수에서 변수로 만들기 시작했다.

선생님과의 상담결과를 깨는 결과

부모님의 예상을 깼던 결과로 말이다.


담임선생님한테 전화가 왔을 때 잠수를 탈 각오를 하고서

부모님과 한바탕 말다툼을 할 각오를 하고서

나군 원서의 방향을 틀었다.


"나군은 고려대학교로 지원할 거에요. 이미 마음먹었어요. 이건 절대 설득 못 시켜요."

부모님은 놀라서 반발하기 시작하셨다.

다시 한번 원서로 풍파가 이는 순간이었다.


- 다음 편에 계속...- 

(예상보다 길어집니다. 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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