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침을 먹지 않는다. 아침 식사로 주로 먹는 음식이 싫어서가 아니다. 아침 식사용 음식과 점심 식사용 음식 중에서 고르라면 나는 거의 항상 (아침 식사용인) 계란 아니면 와플을 고른다. 내가 아침을 먹지 않는 것은 그저 출근하기 위해 집을 나서는 시간인 오전 7시 30분에는 배가 고프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점심 시간이 거의 다 될 때까지도 배가 고프다는 느낌이 거의 없다. 그래서 아침에 커피 한 잔 마시고 나서는 정오가 되기 전까지 먹는 것이 별로 없다. 이런 습관 때문에 나는 내가 나 자신, 내 식습관, 내 업무, 내 건강을 망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와 관련된 각종 강연을 누구보다도 열심히 찾아보게 되었다. 세 끼 중 아침식사가 제일 중요하다는데, 이걸 건너뛰는 건 바보나 할 짓이 아니던가?
하지만 영양과 관련된 숱한 조언들이 대개 그렇듯, 아침식사의 힘에 대한 우리의 믿음은 연구 결과를 잘못 해석하고 연구 과정에 편견이 들어갔기 때문에 생겼다.
사실 이 주제는 연구 영역 중에서도 출판 편향*이 가장 심한 쪽에 속한다. 2013년 "The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 (미 임상영양학회지)"에 실린 어느 논문에서, 연구자들은 출판 편향 이슈를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기 위해 아침식사가 비만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문헌을 검토 분석했다. 이들은 먼저 영양학 연구자들이 아침 식사를 건너뛰는 것과 비만 사이의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결과를 발표하기 좋아하는 경향이 있음을 주목했다. 게다가 그런 결과를 계속해서 발표하는 것을 좋아했다. 어느 단계에 이르면 왜 이런 발표를 계속하는지 이유가 없었다.
(*역주: 출판편향이란, 학술지 편집자들이 부정적이거나 뚜렷한 결과가 나오지 않은 연구보다는 긍정적,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온 연구를 선호하기 때문에 이런 연구를 담은 논문이 출판될 가능성이 높고, 따라서 기존 문헌을 메타분석(개별 논문을 평가하지 않고 비슷한 종류의 논문을 모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분석으로, 일반적으로 개별 논문 분석보다 더욱 믿을 만한 결과를 낼 수 있다고 간주됨)할 때 긍정적 연구가 더 많이 파악되므로 결과적으로 문헌 분석 결과가 왜곡되는 현상을 말한다. 학술지 독자들이나 기업이 좋아하지 않을 만한 결과를 보고하는 논문을 출판하지 않으려는 경향도 출판 편향이라 할 수 있다.)
연구 결과 보고에서도 심각한 결함이 발견되었다. 영양학 연구자들은 계속해서 아침 식사를 건너뛰는 것과 비만 사이의 관계를 옹호하는 쪽으로 실험 결과를 해석했고, 결과를 설명할 때 (전문 용어가 아니라) 일상적인 용어를 그것도 부적절하게 사용했다. 오해의 여지가 있는 방식으로 다른 연구자들의 결과를 인용하고, 인용할 때도 일상적인 용어를 부적절하게 사용했다. 사람들은 아침식사를 건너뛰면 해롭다는 것을 믿고, 또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믿기를 원한다.
모든 관찰연구를 검토하는 좋은 리뷰 논문에서는 이 분야에 존재하는 방법론상의 결함과, 출판 편향에 영향을 받은 연구 결과가 메타분석과 결합될 때 나타나는 문제에 주목하고 있다. 이런 연관성은 회의적인 시각으로 살피고 전향적 임상시험(역주: 현 시점에서 대상자를 일정 기간 동안 추적 관찰하는 방식의 시험. 반대로 후향적 연구는 현 시점에서 과거의 기록을 대상으로 조사하는 방식이다.)으로 확인해야 한다.
현재 무작위 대상자를 상대로 통제된 상황에서 시험을 거친 연구(역주: RCT, 즉 randomized controlled trial로서 이 방식으로 검증된 연구는 과학적이라 인정받고 높은 신뢰를 얻게 된다. RCT 중에도 double-blind RCT의 신뢰도가 가장 높다. 이를테면, 다수의 피험자를 대상으로 신약을 시험하면서, 무작위(randomized) 선택된 절반의 피험자에게는 신약을 주고, 나머지 피험자(control)에게는 가짜약(placebo)을 주되, 피험자는 신약을 투약받는 것처럼 속인 상태에서 시험을 해 결과를 비교관찰하면 RCT이고, 약을 주는 사람조차도 피험자에게 주는 약이 신약인지 가짜약인지 알 수 없는 식(double blind)으로 시험을 설계하면 DBRCT이다.)는 극히 적지만 있다. 그리고 영양학 연구가 대개 그렇듯이 방법론상 취약하기는 하지만, 아침식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가설을 뒷받침하지 않는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금전상의 이해관계 충돌이 더 심했던) 이 분야는 다음 연구를 살펴보면 더 혼란스럽다. 2014년의 어느 연구에서는 아침식사를 건너뛰는 사람들에게 아침을 먹게 하고 아침을 먹는 사람들에게 아침식사를 건너뛰게 했더니 체중 감소라는 측면에서 아무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1992년에 똑같은 방식을 시험한 연구에서는 양쪽 집단 모두가 체중이 감소했다. 균형 잡힌 관점을 지닌 사람이라면 대체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모르겠다는 점을 인정할 만하다.
영양학 연구 다수는 식품업계에서 연구비를 지원받기 때문에 편견이 분명 존재한다. 아침으로 시리얼을 먹으면 날씬해지는 것과 연관이 있다는 어느 논문은 인용 횟수가 높은데, 켈로그 사의 자금을 받아 시험이 진행되었다. (펩시의 계열사인) 퀘이커 귀리연구소가 자금을 댄 어느 연구에서는 오트밀이나 설탕 입힌 콘플레이크를 먹었을 때 (물론 엄격하게 통제된 환경에서 4주 동안 주말을 뺀 주중에 섭취하는 경우이다), 아침을 먹지 않은 집단만이 체중은 감소했으나 콜레스테롤은 증가했다.
그럼 아침을 먹는 어린이가 학교에서 더 활발하고 성취도가 높다는 주장은 어떨까? 체계적인 리뷰 연구를 보면 이런 경우는 많이 있다. 하지만 고려해야 할 것은, 이런 연구는 대개 학교에서 아침 급식을 제공했을 때의 효과를 검토하는 것이 목적이라는 점이다.
아침식사가 아동의 학습과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 중 하나는, 불행히도 너무나 많은 아동이 제대로 먹지 못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굶주림에 시달리는 가정은 거의 7개 중 하나 꼴로, 약 1천 5백만 명의 아동이 배를 곯는다는 뜻이 된다.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아동이 학교 아침 급식보다는 점심 급식을 먹는다.
굶주리는 아동이 영양 공급을 제대로 받으면 더 나아질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영양을 제대로 섭취하고 있으며 아침을 먹고 싶지 않은 아동에게 강제로 아침을 먹일 것까지는 없어 보인다.
아침식사를 건너뛰는 아동이 (집과 학교에서 각각) 아침을 두 번 먹는 아동보다 과체중인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하지만 이는 아침을 더 먹고 싶어하는 아동은 집에 가면 굶주리기 때문에 나온 결과일지도 모른다. 배를 곯는 아동에게 아침식사를 제공하지 않아선 안 된다. 이건 아침을 먹으면 체중 감소에 도움이 된다고 말하는 것과는 다른 문제다.
요컨대, 아침식사가 중요하다는 증거는 이런저런 문제로 뒤죽박죽인 상황이다. 그러니 배가 고프다면 아침을 먹어라. 하지만 건너뛰고 싶다면 거리낌 없이 건너뛰고, 당신을 가르치려 드는 사람들의 말에는 귀를 닫아라. 아침식사에 무슨 신비로운 힘 따위가 있는 건 아니다.
ㅜㅜ전 눈뜨면서부터 자기전까지 항상 배고픔 ㅜㅜ
아침안먹음 11시쯤 배고파서 어지러운디
아침안먹음 학교에서 꼬르륵소리때문에 배안고파도 먹어야ㅠ
헉!!제가 보통 아침을 거릅니다
단지 배가 고프지 않아서...
우리엄마보여주고싶은글..
아침에 배는 안고픈데 점심먹기전에 너무 꼬르륵거려서 어쩔수없이 먹음
그래도 전 배가 고프든 안 고프든 확실히 아침을 먹어야 점심까지 기운이 나더군요.
아마 아침 챙겨 먹으란 게 그런 의미로 많이 알려졌을 텐데.
번역문에다가 주제도 EBS가 좋아하는 거라 N제 읽는 줄 알았네요 ㅋㅋ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잔인하네요
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