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넉 [487299] · MS 2014 · 쪽지

2016-03-06 00:02:46
조회수 3,333

사회에 나가기 위하여 버려야 하는 것, 학교.

게시글 주소: https://oldclass.orbi.kr/0008100767

* 네이버 블로그펌
같은 아재가쓰신 다른글입니다 아래링크 첨부해요!

http://orbi.kr/bbs/board.php?bo_table=united&wr_id=8100755&showAll=true

취업 시즌마다 한 번씩 나오는 질문이 있지요. 서울시립대 출신인 것이 플러스인가, 마이너스인가?

 

현직자라고 하기에도 어설프게 이제 10개월차인 제가 말하기엔 참 쑥쓰러운 것이긴 하지만,

과거에 '학교'와 '출신'이라는 것이 매우 중요하게 생각되었던 시절과 지금은 참으로 많이 다르다고 봅니다.

 

서울시립대 출신이라고 하면, 플러스인 것도 마이너스인 것도 아니라는 것.

말 그대로라면 서울시립대 출신이라는 것이 평균 점수인 것처럼 느껴지는 게 일반적이지만,

기업에서는 조금 다른 해석을 할 수도 있을 듯합니다. '출신은 점점 무의미해져간다'라고.

 

소위 SKY 출신이라는 동기들을 봅니다. 3개 국어, 4개 국어를 하는 친구들이 꽤 있습니다.

창업 경험이 풍부한 친구들도 있고, 문과 출신인데 뛰어난 공학 지식을 가진 친구들도 있습니다.

같이 일하다보면, 사고방식이 사원이 아닌 과장급인 친구들도 있습니다.

이런 친구들에게는, 그 출신을 떼어도 큰 의미가 없습니다. 자신의 그 능력 하나로도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으니까요.

다시 말하면, SKY 출신이라는 것을 떼었을 때 그 의미가 크게 달라지는 친구들이 없다는 것입니다.

 

학벌이 플러스 마이너스 요소가 되는지 안 되는지가 걱정될 정도라면,

이러한 출신이 절대적인 요소가 되어야 했겠지요. 학벌 하나 믿고 회사 들어올 수도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그렇게 생각하는, '서울대니까 취업 잘 되겠지'라는 것은,

그 사실의 바탕에는 그만큼 그 환경에서 치열하게 노력하여 능력을 키웠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입니다.

 

그럼 우리는 왜 '서울시립대 출신이 플러스인가, 마이너스인가?'를 논하고 있을까요?

그건 두 가지 때문이라고 봅니다.

첫째는, 사회에 나가려고 하면서도 여전히 '학교'라는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

자신의 고유의 브랜드와 능력이 뛰어나지 못하다보니 매달릴 것이 학교 하나뿐인 경우가 이러하지요.

다른 학교 사람들과 비교해서 차별화할 요소가 없다보니, 왠지 다른 사람들 사이에 파묻힐 것 같은 기분이랄까요.

 

둘째는, 우리가 그만큼 우리의 환경을 그 학교들의 환경처럼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것.

쉽게 말해, 우리 스스로가 학교의 분위기를 바꾸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학교의 환경을 이야기할 때 학교 탓을 참 많이 합니다. 시설도 안 좋아, 제도도 안 좋아, 뭐도 안 좋아...

중학교 2학년 때, 꽤 오래 전의 이야기이지만, 서울대학교 영재교육센터에서 과학영재 4기로 교육을 받으면서

이런 말을 했지요. '서울대가 대한민국 인재들 다 데려다놓고 이렇게 묵히는구나' 그만큼 서울대의 시설도 엉망이었으니까요.

하지만 그 분위기는 우리가 바꿀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 탓만 합니다.

수많은 학생들이 시험 기간에 벼락치기를 하고 있고, 새로운 경험이라는 것을 하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오로지 자격증과 공모전 뿐이며, 영어공부를 하겠다고 하면서 토익 문제스킬만 공부하고 있습니다.

 

두 가지라고 해 놓았지만 결국 하나의 결론입니다.

사회에 나가기 위해서는 학교를 내려놓고 나를 붙잡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취업 시장에서 학벌이 주는 점수 차이는 극히 일부분입니다.

하지만 소위 '명문대 출신'과 '기타대 출신'의 차이는 극심합니다.

그리고 그 차이는 학교가 아닌, 개인 스스로가 만들어내는 능력의 차이입니다.

 

사회에 나가면, 많은 사람들이 '학벌'이 승진에 절대적인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글쎄요.

지금 40대의 현직자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실 지 모르겠습니다만, 이 분들도 학벌을 그렇게 인식하지는 않을 듯합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하루 24시간 중 10시간을 함께 하는 공간에서 일거수 일투족이 마음에 안 드는데

같은 학교 출신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플러스를 줄 수 있나? 라는 질문에 어떤 분들도 Yes라고는 못하실테니까요.

하루 24시간 중 10시간, 그리고 3년을 함께 열심히 일해온 사람보다

들어온 지 얼마 안 된 같은 학교 출신의 사람에게 더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나? 라는 질문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이를 용납할 정도로 회사의 시스템이 엉망일리도 없지요.

이미 많은 회사들이 승진 포인트제를 도입하였고, 인사평가에도 KPI 지수를 이용하여 일정 수치를 달성하느냐

하지 못하느냐에 따라 평가를 하는 방식이 적용되고 있으며, 팀장의 일방적인 평가가 아닌 상호평가제도를

이용하고 있으니까요.

상위 관리자로 올라갈수록 라인을 탄다,라고는 하지만 상위 관리자로 올라갈수록

회사생활의 명줄을 잡고 있는 것이 '성과'라는 것은 회사 생활을 하면 할수록 느끼는 것이니까요.

 

물론 사회에 나가서 회사에서 우리 학교 사람을 보면 참 반가워집니다. 하지만 그건 '공통점'에서의 반가움일 뿐,

그것이 엄청난 동지애를 만들어내거나 커넥션을 만들어내지는 않습니다.

어찌 보면 사회는 매우 냉정한 곳이라서, 자신이 능력이 있다면 누구든 어떻게든 친해지고 싶어하고

자신이 Key man이 된다면 없던 커넥션을 만들어 가까워지려는 사람들이 나타납니다.

 

사회에 나가시는 모든 학우들에게,

'학교'는 이만 잊어버리고 '나 자신'이라는 '브랜드'로 승부하시기 바랍니다.

취업시장에서 '학교'가 먹히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이제는, 오로지 '나 자신'이라는 브랜드 하나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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