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이 가고 싶습니다
04년생 남자입니다.
10대 시절을 좀 막 살았어요. 그냥 학교 생활이 안 맞아서 중학교 졸업이나 겨우 하고 고등학교는 진학 자체를 안 했습니다. 부친이 그때 막 돌아가셔서 정신이 없기도 했고요.
그렇게 몇 년을 한량처럼 딴짓하면서, 평소 재주 있던 분야에서 프리랜서 느낌으로 간간이 용돈벌이나 하며 살았는데... 갑자기 대학 진학이 간절해지더랍니다.
대단한 계기라기보다는, 그냥 주변 또래 친구들이 대학 생활 하는 모습들이 부러웠던 것 같아요. 흔히 캠퍼스 라이프라고 하는 그런 거 말이에요. 연애도 하고, 술자리도 자주 갖고, 시험 기간에는 다같이 스터디도 하고.
아무튼 그렇게 때늦은 대학의 꿈을 키워 24년 2회차 검정고시로 수능 자격을 얻고, 바쁘게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그 뒤로 2년을 추가로 더 공부를 손에서 놓았던 사람이 하면 뭐 얼마나 잘할 수 있겠습니까?
당연히 수학, 영어는 순도 100% 노베이스였고 화법과작문이니 언어와매체니 하는 수능 관련 기본 상식조차 탑재가 안 되어 있었죠.
심지어 그때가 아마 수능까지 채 반년이 안 남았을 때였을 거예요. 깨달았던 건, 이거는 내가 정시로 대학을 갈 수는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었죠.
그래서 이과는 아니기도 하고... 국어랑 사탐으로 최저를 맞춰서 인문논술을 4개월 정도 준비했습니다. 2합5로 넣을 수 있는 대학들은 다 넣었고, 그렇게 입시가 끝이 났네요.
당연히 다 떨어졌습니다. 확률이 극악이란 건 잘 알았지만요. 그래도 작문에는 자신이 있었던 만큼 조금은 기대했는데, 예비도 없이 올광탈... 그렇게 재수 준비 중입니다.
이제는 작년보다는 시간이 많죠. 10개월은 일단 확실히 주어진 만큼 이번에는 수학이랑 영어도 착실히 쌓아서 정시를 노려 보려 합니다... 만.
아래는 제 25학년도 수능 성적표입니다.
이미지를 보시면 알겠지만, 수학이 7이고 영어는 6입니다. 그마저도 수학은 29번이었나... 아는 사람이 25학년도 수능이니까 25로 다 찍으라는 거 하나 맞춰서 7이고요. 이게 1년 꾸준히 한다고 되는 건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대학 생활을 기대하는 거라면 그냥 대강 아무 대학이나 맞춰서 들어가면 되는 거 아니냐, 하실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저도 처음에는 논술이 다 떨어지면 그렇게 하려고 했는데요. 사람 마음이 간사하다는 말이 그렇게 잘 들어맞을 수가 없더라고요.
국어랑 탐구 과목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나니까 눈이 돌아갔습니다. 수학이랑 영어만 어떻게 할 수 있다면 이거 괜찮겠다, 할 만하겠다, 엄청 좋은 대학도 갈 수 있는 거 아닐까? 그렇게 희희덕거리면서 맹목적으로 재수 준비... 했습니다.
오만한 생각이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참 위험한 도박이고, 단지, 제가 입시를 준비하게 된 계기 중 하나가 주변 지인들, 친척들의 최상위권 학벌이니만큼 자꾸 욕심이 생겨났습니다. 어쩌면 열등감일지도 모르겠어요.
아무튼요. 그래서요.
EBSI에서 진행하는 정승제 강사님의 50일수학으로 지금 보름째 공부는 하고 있습니다만, 아무래도 원체 숫자랑 담을 쌓고 산 세월이 길어서요. 참 어렵더라고요.
중등 수학에서도 여러 차례 막혀서, 이해 안 되는 부분들을 몇 번이고 머릴 들이받아 가면서 푸는 중입니다. 영어는 단어 공부부터 차근차근 하는 중이고요.
글을 쓰다 보니 참 쓸데없는, 영양가도 없는 얘기들이 많이 붙어 말이 무척 길어졌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제대로 된 마음가짐으론 처음 임해 보는 이 입시 준비에 용기와 확신을 얻고자 게시글을 작성해 봅니다.
국어는 못해도 높은 2등급에서 1등급, 생윤은 백분위 100, 윤사도 1등급을 장담할 수 있다는 가정하에 과연 제가 어디까지 할 수 있을까요?
과연 1년을 꼬박 들인다고 해서 제가 수학과 영어에서 좋은 성적을 받아낼 수 있을까요? 가능과 불가능을 따졌을 때, 이게 현실성이 있는 재수일까요?
대학을 가고 싶습니다. 가능하다면, 흔히들 인서울이라 부르는 좋은 대학을 가고 싶습니다. 오랜 시간 공부를 놓아 놓고 참 양심도 없고 염치도 없는... 날먹 마인드로 비춰질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욕심이 자꾸 이성을 마비시킵니다.
바라는 대학은 매번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오락가락합니다. 어린 마음에 막연히 '서연고 가자! 할 수 있다!'를 외치면서도 한편으론 중경외시, 건동홍, 어쩌면 국숭세단조차 제게는 태산처럼 높은 대학이 아닐까 하는 걱정이 올라오네요.
솔직히 이렇게 커뮤니티에 글을 작성한들 의미가 없다는 걸 잘 압니다. 왜 모르겠습니까. 조금 더 터놓고 말씀드리자면, 그저 힘내라는 말을 들어보고 싶어서 이렇게 구질구질하게 긴 글 써내린 게 아닐까도 싶습니다.
말마따나 이 장황하기 짝이 없는 인생글을 다 읽어주셨다면, 정말 감사합니다... 그렇다면 그런 김에 파이팅 한마디만 남겨 주실 수 있을까요? ㅎㅎ;;
26학년도 입시생 분들, 모두 파이팅입니다. TEAM04는 더더욱 화이팅입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인도여자 만날거야.
-
메가 환급받으려면 3.6.9모 입력해야하잖아요. 반수생들은 3모는 집모고로 보고 입력하나요?
-
약대갈껄 8
하.. 수의사 모집공고보는데 한숨만 나오네
-
제발 제발 제발 제발 제발
-
흥미로운 정보 0
AMA manual of style이 하는 얘기니 뭐 어느 정도 근거는 있겠지...
-
할머니&양동근 전재준 조유리 얘네만 살려줘 ㅠㅡㅠ
-
연애썰 25
-
아가 자야지 4
모두 잘자
-
근데 모르는 사람이었음 진짜 왜?
-
서울 잇올 지점 추천 좀요 잇올에서 오르비 모니터링 하는 것 같던데 업체 홍보 댓글은 사양합니다
-
강남대성학원 정규시즌이 수강료만 100프로 장학된다는데 독서실비에 콘텐츠비에..다...
-
사고로 아프게 죽으세요 이지랄ㅋㅋㅋㅋ 니애미요 씨발아
-
그당시남친이 떡볶이집에서 애들 마주칠까봐 걱정된다고 포장해가자해서 포장했는데...
-
원래 진로는 체육 근데 취업을 생각하면 자전.. 서성한 상경 반수
-
정실 투척 1
-
각자 써 보셈뇨
-
끄읕!! 0
앞당기기
-
슬슬 글을 밀어볼까 12
근데 이거 어케 밀어요?
-
근데 왜 다 내용이 없..
-
궁금 둘 중 어디가 계약학과인지..?
-
죽음... 방패들고갔는ㄴ데 내구도닳아서..결국죽음 하
-
홋카이도 여행 계획 11
삿포로->아사히카와->비에이->후라노(시간되면)->오타루->노보리베츠->삿포로
-
미소녀로 다시 태어나 있을 테니까!!!
-
훈도로 넘어가려는뎁 어때요오?
-
느느 는는 느느는 느느느 는는 느 느느 느느느 느느 느느느느
-
그뒤로 오르비는 아무런 글도 올라오지 않았다.
-
이왕 하는 거 메이드복 입고 하면 더 할 맛 날 것 같아요
-
까지 305일정도 남았는데. 성적 향상시켜서 좋은 대학가고싶습니다 극적인 결과를...
-
참나 공부할때만 못해본줄 아나 ㅋㅋ
-
766~8?? 대충 표본 봤을 때 많이 빠질까요? 전 점공을 못봐서 여쭤봅니다..
-
언제인지 아는 사람?
-
나도나도 맞팔구할래요 17
오르비 안 떠날게요 와타시 쵸 카와이한 군필여고생인 것
-
서울대 학부대학 2
398점 붙을 수 있을까요?? 그리고 서울대 생명과학부 예비 돌까요??
-
걍똥글만 오지게싼듯
-
국어 강민철 들을 예정이거든 나는 강기본부터 들어야하는 상태인데 1월달은 강기분...
-
맞팔구 9
20명 가보자
-
강민철 김동욱 박광일
-
내일 중학교 친구들이랑 17
방방이타러감
-
내가 먼저가고 내가 돈 더 많이 퍼부었는데 씨발새끼가
-
친구랑 노래방가서 첨들었는데 그이후로 머릿속에서 자동재생됨
-
별내용아닌데 설레서 심장 ㅈㄴ뜀...
-
현역 생명 커리 6
지금 생명은 한종철 철두철미,mdgc하고 있습니다 철두철미 유전파트를 현강으로...
-
사람이어케이렇게귀엽냐심지어와대다님 ㄷㄷㄷ
-
아직 환전 다 못했어..
-
멸망하면 멸망하는대로 성적표 들고 아무 대학이나 가고싶음 26수능 개꼴아박아서...
-
야식을 먹을까 말까 10
흐엥
-
진지하게 얼빵이가 너무부럽다..
-
설대식 점수 5
서울대 안 썼는데 혹시 392.6으로 합격가능했던 과 있을까요?
-
오늘부터 수학문제는 책에다 볼펜으로 풀어야겠다 너무 문제를 신중하게 안푸는듯...
일단 잠재력은 넘치시는듯..
국어 잘되있으면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수학만 천천히 ㄱㄱ
제 1원칙도 성립하고 탐구도 워낙 높으니
충분히 포텐이 있을거같습니다
솔직히말하면 27수능 보실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근데 2년간 수학하면 안될건 없을거같은데
화이팅입니다
1년 안에 수학 영어 올리면 될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