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폭격기 [1162042] · MS 2022 · 쪽지

2022-08-21 01:30:10
조회수 16,233

[반박 환영] 니 자소서가 서탈인 이유

게시글 주소: https://oldclass.orbi.kr/00058095761



제목으로 어그로 끌어서 미안하다. 근데 어쩔 수 없었음. 어그로를 끌어야 많은 학생들이 이 글을 볼거고, 그래야 최대한 많은 학생들이 자소서 쓰는 수고를 덜테니까.

0번은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기소개서 작성의 원칙이고, 그 외는 자기소개서를 못 쓰는 경우를 특징별로 설명했음.

이렇게나 대놓고 떠먹여주는데도 대원칙만 읽고 뒤로가기 하는 잼민이들은 서류전형 떨어져도 노상관인 애들임 ㅋㅋ 반박하고 싶으면 밑에 내용 읽어보고 스스로 판단해보셈 ㅇㅇ

형이 자소서 못쓰는 허접한 잼민이들에게 도움 되고 싶어 써봤으니 심심한 놈들은 읽어봐라.



0. 자기소개서의 대원칙


1) 읽는 이가 보고 싶어 하는 내용을 써라.

2) 질문에 맞는 내용만 써라. 그 외는 "의미없는 내용"이다. 의미없는 내용으로 귀한 글자 수를 낭비하지 마라.

3) 생활기록부에 이미 있는 내용 복붙하지 마라. 읽는 사람도 이미 아는 내용을 쓰느라 글자수 낭비하지 마라.

4) 팩트를 써라. 니 생각 말고.

5) 니 얘기를 써라. 남 얘기 말고.

6) 니가 하고 싶은 말을 쓰지 말고, 그 근거만 써라. 너가 하고 싶은 말은 자소서에 적는 게 아니라 읽는 이의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떠올라야 한다.

7) 글자 수는 무조건 꽉 채워라. 1000자 기준에 970자 이런 식으로 쓰지 마라. 띄어쓰기를 이용해서라도 무조건 1글자도 남겨놓지 말고 꽉 채워라.

8) 모든 내용은 딱 1번만 쓴다. 자소서에는 절대로 똑같은 내용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9) 자기소개서에 정답은 없다. "반드시 이런 내용을 써야 한다"는 생각을 버려라. 특히, 지원하는 과에 꼭 맞춰서 쓰려고 억지부릴 필요는 없다.

10) 아니다 싶은 내용은 과감하게 버리고 다시 써라. 다시 쓰는 걸 두려워하지 말고, 새로운 내용으로 더 잘 쓸 생각을 해라.




- 니가 쓴 자소서가 쓰레기인 이유 -


1.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한다.


- 자기소개서는 너 스스로가 어떤 사람인지를 읽는 이에게 설명하는 수단임. 설명이라는 건 누구를 기준으로 해야겠냐. 읽는 이를 기준으로, 읽는 사람이 이해하기 쉽게 해야 하지 않겠음?

근데 자소서가 개판인 애들은 항상 지맘대로 쓴다. 서류를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게 아니라, 그냥 지가 하고 싶은 말을 씀.

하다못해 지인과 대화를 한다고 생각해봐라. 상대방은 모르는 내용을 얘기할때 니가 아는 걸 무작정 쏟아내면서 말하면 대화가 됨? 안되잖아.

"상대방이 이걸 모른다"는 상황을 이해하고, 대화 내용을 상대방에게 이해시키면서 하는게 맞지 않냐?

그냥 사적인 대화를 할 때도 이렇게 해야 하는데, 공적 서류인 자기소개서를 쓴다는 놈들이 무작정 지가 하고싶은 말만 씀 ㅋㅋ 누가 보면 입학사정관, 면접관들이 다 너랑 아는 사이인줄 알겠다 ㅋㅋ 이런 걸 누가 읽고 싶어하겠냐.


- 예를 들어 보자. 공부량이 많은 과에 진학하고 싶다고 쳐. 그럼 보통은 "난 이렇게 많은 공부량도 소화할 수 있을 만큼 성실하다"는 내용을 쓰고 싶겠지. 이런 애들이 자소서를 어떻게 쓰는지 앎?

"저는 성실합니다" 이런 구조에서 벗어나지를 않음. 기본적인 구조는 똑같고, 여기에 살만 붙이는 거임. 근데 붙여봐야 구조부터가 엉망이니 보는 이의 입장에서는 개판이지 ㅋㅋ

"저는 ~~를 ~~할 만큼 성실히 학교 생활을 수행해 왔습니다.", "~~를 오랜 기간 쉬지 않고 노력한 결과, 교내 대회에서 ~~상을 수상하는 등의 성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대충 슥 보면 다른 말 같고, 뭔가 성과도 있어 보이고 성실할 것 같지? 자세히 보면 ㅈ도 의미없는 문장들임. 이게 왜 의미가 없는지 이해가 안되는 잼민쿤들은 저 위에 자기소개서의 대원칙 다시 한 번 읽고 와라. "니가 하고 싶은 말을 쓰지 말고 그 근거만 써라"


- 위 내용들이 왜 엉망인가. 읽는 이의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야 할 생각들을 니가 먼저 말해버리니까 오히려 설득력이 없게 되는 거임.

생각을 해봐. "저는 존나 성실한 사람이에요" 하면 그 사람이 성실해보임? 오히려 반대로, ㅈ도 성실하지 않은 사람이 어쭙잖게 스스로를 포장하면서 어떻게든 성실해보이려고 노력하는 모양새 아니냐?

"저 공부 개잘해요" 라고 말하면 공부 잘하는 것처럼 보임? ㄴㄴ ㅈ밥으로 보임. 진짜들은 그런 쓸데없는 말 따위 하지 않음. 시험보고 전교등수만 나와도 내가 1등이라는거 애들이 다 아니까 굳이 말로 어필할 필요도 없음 ㅋㅋ

자기소개서라고 별반 다를 거 없음. 내가 스스로 "난 성실합니다" 라고 해봐야 설득력 따윈 없다.

첫번째 문장을 보셈. "성실히 학교 생활을 수행했다.." 이딴거 적어봐야 설득이 되겠음? 안되잖아. 무언가를 성실히 했다는 근거를 적어야지, 근거도 없이 니가 하고싶은 말만 하면 설득이 됨?

두번째 문장도 문제임. 상을 받았으면 당연히 어느정도 노력하고 열심히 했겠지. 이런걸 모르는 사람도 있음? 없잖아. 다 아는 내용임. 읽는 사람도 알고 나도 알고 생활기록부를 본 사람 모두가 다 아는 내용을 뭐하러 자기소개서에 적음?


- 그럼 성실해보이려면 어떻게 하냐고? 니가 뭔가를 성실하게 한 근거, fact만 써라. 별 쓸데없는 이상한 글 덧붙이지말고 깔끔하게 근거만, 팩트만 써서 갈겨.

그렇게 간결하게 쓴 글을 읽잖아? 그럼 이런 생각이 듦. "오..얘는 좀 성실하게 살았네." << 이게 핵심이다. 이런 생각이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떠오르도록 만드는 게 핵심임.

성실성 말고도 뭐 다른거 보여주고 싶어도 다 똑같음. 예를 들어, 사람들과 잘 지내고 친화력이 좋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그럼 처음 보는 사람들과도 인연을 맺고 잘 지낸 예시같은거 fact만 갈겨주면 된다.

그럼 읽는 사람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인싸스타일이네." 이런 생각이 탁 든다고. 이런 게 설득이지, 니가 하고 싶은 말만 하면서 "저는 성실합니다", "저는 봉사정신이 투철합니다" 이딴 소리만 늘어놓는 게 설득이 아니란 말임.




2. 질문에 맞지 않는 내용, 물어보지도 않았고 궁금하지도 않은 내용을 쓴다


- 자기소개서는 어찌 보면 논술 시험이랑 비슷함. 문제가 있고 거기서 묻는 바에 대한 답을 써야한다는 점이 그러함.

논술 수업 들어본 사람은 알 거임. 문항에 맞지 않는 답을 쓰면 걍 나가리라는걸 ㅋㅋ 당연한 거지. 문항이 있으면 그에 맞춰 기대하는 답안이 있을거고 그 답안에 맞춰 채점을 할텐데, 묻지도 않은 걸 답이랍시고 적어놨으니 나가리지.

자소서도 똑같음. 물어보는 걸 적어야 함. 근데 이게 안 되는 경우가 생각보다 좀 있음. 고민을 너무 많이 했는지 "왜 이런 내용을 쓰는지"와 같은 배경부터 시작해서, 문항과 아무 상관없는 내용으로 지면을 낭비하는 거임.

간혹 한 문항에서 2가지 이상을 묻는 경우가 있는데, 그 2가지 중 1가지를 아예 안쓰거나 혹은 분량조절에 실패해서 1가지는 너무 적고 1가지는 너무 많이 적는 경우도 있음.

자소서는 정답지가 없다 뿐이지 어디까지나 평가받는 대상임. 그럼 논술과 마찬가지로 물어보는 바에 답을 해야 함. 이게 안 되면 나가리임. 그럴 수밖에 없는게, 기본적인 소통이 안 되는 지원자라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임.

그렇잖아. 대면해서 말로 하는 거라면 다시 물어보는 것 정도야 봐줄 수 있음. 반면에 자소서는 종이로 출력해서 보라고 파일 뿌렸잖아. 작성하는 며칠동안 간단한 질문 하나 이해 못하고 엉뚱한 소리나 적어놨으니 기본적인 소통이 안되는 학생이라 생각하겠지.

이건 뭐 너무 당연하면서도 간단한 내용이라 더 적을 게 없음. "문항에서 물어보는 것만 적어라" 이게 다임.


- 이렇게까지 말해줬는데도 적용 못하는 우리 잼민쿤들을 위해 예를 들어 설명해드림.

- "가치있다고 느낀 경험" 을 적는 문항이 있고, 넌 거기에 "봉사활동"에 대해 적는다고 치자. 그럼 다음 중 가장 중요한 내용은 뭘까?

1) 왜 봉사를 하게 되었는지, 2) 봉사를 어디서 했고, 1주일에 몇시간이나 했는지, 3) 봉사하면서 만난 사람들

당연히 3번임. 1번, 2번은 "봉사"라는 경험 자체가 아니고, 3번은 봉사하면서 얻은 경험 그 자체이기 때문임. 간혹 1번, 2번에 초점을 두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게 아님. 3번과 같은 경험에 초점을 맞춰야 함.

- 이해가 잘 안되면 자기소개서가 아니라 대화를 한다고 생각해보셈. 어떤 사람이 니 앞에 서서 "그간 가장 가치있었던 경험 같은 거 있어?" 하고 묻고, 넌 거기에 대답을 하는 거지.

근데 거기다 대고 "어, 난 이러이러한 이유 때문에 봉사를 하게 됐고, 좀 힘들긴 했지만 1주일에 n시간이나 직접 가서 봉사를 했어 ^^" 라고 말하면 됨?

이건 "가치있었던 경험"을 말하는 데 초점을 둔 게 아니라, 내가 왜 봉사를 하게 되었는지, 그 과정이 얼마나 힘들었고 내가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를 어필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질 않음 ㅋㅋ 핵심을 비껴간 얘기만 하고 있잖냐.

그럼 이렇게 말하면 어떨까. "난 봉사활동이 되게 가치있다고 느꼈어. 봉사하다가 만난 사람중에 xx(이름) 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 분이랑 무슨 일이 있었냐면~"

바로 설득이 되지 않음? "얘는 진짜로 봉사를 했구나"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잖아.


- 자기소개서를 통해 읽는 이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진솔한 내용"을 적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문항이 물어보는 내용"에 맞게 답하는 것도 매우 중요함.

위의 봉사 예시에서도 봤잖슴. 묻는 내용이 아니라 딴소리를 하면 어떻게 보임? 지가 하고 싶은 얘기하면서 무언가를 어필하려는 의도로 보임. 이건 아주 잘 해야 본전이고, 웬만하면 마이너스 요소임.

그냥 깔끔하게 묻는거에만 진솔한 경험을 바탕으로 대답하는 게 맞음.


- 결론 : 자기소개서에서 궁금한 내용은 질문에 담겨 있으니, 질문에 맞게 작성하셈.




3. 글자 수의 소중함을 모른다


- 1000자까지 쓰라고 하면 920, 930자 쓰고 다썼다 하는 사람들이 많음. 이런 잼민쿤들은 자소서의 기본을 모르는 거임. 하다못해 1000자 기준에 900자 넘겼다고 글자수 충분하다? 개쌉소리다.

글자수를 정해놓는 이유가 뭐겠음? 니들이 쓸 내용 없는거 알지만 어떻게든 쥐어짜서 이정도까진 써봐~ 하려고 글자수를 정해놨겠음? 지금 고개를 끄덕인 독자들은 깊이 반성해라. 잼민이 상대라 심한 드립은 못치겠다.

글자수를 왜 정해놓겠냐. 쓸거 존나 많은 사람들 때문에 정해놓는 거임. 글자수 제한이 없다고 생각해봐. 니들은 쓸거없는데 잘됐다 하고 대충 끄적끄적, 의미도 없는 글자만 적당히 늘어놓고 말겠지만, 그건 니들 사정이고.

좋은 학교 다니면서 다양한 활동들로 자소서를 화려하게 채울 수 있는 사람들은? 글자수 제한이 없으면 자소서만 진짜 10장 이상 써올수 있다. 이게 안될 것 같지? 내가 과장하는 것 같지?

안된다고 생각하는 건 니들이 한 게 없어서임 ㅋㅋ 하면 다 됨. 하다못해 나도 옛날 떠올리면서 자소서 쓰면 (쓰는 과정이 힘들긴 하겠지만) 대입 자소서의 몇배분량은 채울 수 있다.

남들도 니들처럼 쓸게 없다고 생각하지 마라. 세상은 넓다.


다시 말하면, 글자 수를 정해놓는 이유는 너무 많이 쓰는 놈들이 생기면 읽는 사람 입장에서 불편하니까 그런거다. 그럼 여기서 문제, 정해진 글자수를 다 채우지 않은 자소서를 보면 읽는 사람은 무슨 생각을 할까?

1번, "글자수가 적당하니 보기 좋네, 합격"

2번 "이 새끼는 얼마나 쓸 게 없으면 이것도 다 못채우지?"

생각이 있다면 나와 같은 답을 했으리라 믿는다.


그럼 다음 문제, 정해진 글자 수를 100% 다 채운 자소서를 보면 읽는 사람은 무슨 생각을 할까?

1번 "글자수 개많아서 보기 불편하네. 적당히 좀 쓰지 이 새키는 쓰란다고 이걸 다 써요 ㅋㅋ 아 답답하네.."

2번 "더 쓰고 싶었는데 못 쓴 내용은 없나? 뭔가 더 자세하게 쓸 수 있었을 것 같은데..면접에서 물어볼까?"


자소서를 쓰는 이유가 뭐냐? 대학에 붙으려고? 그건 너무 나갔지. 자소서는 면접장에 가기 위해 쓰는 거임. 자소서는 면접의 재료에요.

재료 잘 준비해왔습니다 선생님~ 하면 선생님이 그걸 보고 "ㅇㅋ 넌 좀 괜찮게 준비했네. 직접 함 보자" 하는게 면접으로 가는 거고.

자소서는 어디까지나 면접장으로 가기 위한 과정이니, 위의 질문에서 무엇이 정답인지, 그럼 왜 글자 수를 다 채워야 하는지는 너무도 명백하다.

이런 당연한 내용을 설명하기 위해 이렇게 긴 글을 써야할 필요가 있나 싶지만, 혹시라도 잘 몰랐을 우리 잼민쿤들을 위해 열심히 적어봤다.

이제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글자수는 무조건 다 채우리라고 믿는다. 제발 이런건 좀 해라. 열심히 썼다는 성의를 보이는 거임.

문장 1~2개만 더 넣고 띄어쓰기만 조절해도 글자수 정도는 채울 수 있잖아. 이런 것도 안하고 쓴 자소서들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4. 읽는 이가 이미 아는 내용을 쓴다.


- 교내대회 수상실적, 내신성적 같은건 이미 생기부에 다 있음. 자소서를 읽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생기부도 이미 읽어봤을 거임.

이런 걸 자소서에 쓴다면? 읽는 사람 입장에서는 같은 내용이 또 반복되는 거임. 아마 읽는 이의 입장에서는 이해가 안 될 거임. 3번에서 한 얘기를 기억해보셈. 글자 수는 ㅈㄴ 중요함.

어떻게든 더 많은 내용을 적고 싶어 할 학생들에게 미안할 정도로 글자수가 제한되어 있는데, 이미 다 아는 내용 적으면서 그 소중한 글자수를 낭비한다고?

그런 자소서를 본 사람은 뭐라고 생각하겠음. 쓸 내용이 없으니까 이미 다 아는 내용으로 글자수 채웠다고 생각하겠지. 이런 생각이 드는 순간 자소서의 설득력이 확 떨어짐.


- 근데 뭐, 위 상황 정도는 양반이고..한 대학의 자소서를 쓰면서 앞 문항에서 쓴 예시를 뒷 문항에서 또 활용하는 경우도 있음. 이건 진짜 최악임.

"저는 고등학교 3년 동안 한게 없습니다. 그래서 4~5개 문항에 쓸 내용도 없어서 사골마냥 우려먹습니다 ^^" 라고 선언하는 셈임. 웬만큼 운이 좋지 않고서야 광탈 각임.

앞에서 봤던 예시가 뒤에 또 나오면 읽는 사람은 뭐라고 생각할까?

1번, "너무 중요한 내용이라 한 번 더 넣었나보다. 상세히 읽어봐야지"

2번 "얼마나 쓸 내용이 없으면 몇장 되지도 않는 서류에 같은 내용이 또 나오냐 하..안지겹나?"

당연히 2번이고, 안 좋은 평가를 받는 건 너무 당연하니 자세한 얘긴 패스.


- 유사한 예시로, 문항에 제시된 내용을 자소서에 그대로 따라쓰는 경우가 있음.

예를 들어, "본인이 s대학 n학과를 선택한 이유를 쓰세요." 라는 문항에 "제가 s대학 n학과를 선택한 이유는 oo 때문입니다",

"살면서 가장 가치있던 일과 그 이유를 쓰세요"라는 문항에 "제가 그동안 살면서 가장 가치있었던 일은 xx입니다" 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잼민 친구들이 많음.

제3자의 입장으로 봤을 때 어떰? ㅈㄴ 보기 싫고 시작부터 지겨워지지 않겠음?

- 이런 불필요한 부분은 쓸데없이 반복되기만 하므로 과감하게 지워버리는 게 이로움.


- 이런 경우도 생각보다 종종 있음. 좀 억울하다고 느낄 (하지만 제3자에게는 딱히 억울해보이지 않는) 케이스도 있는데, 유사한 종류의 활동 여러가지를 한 경우임.

- 예를 들어 봉사 관련한 활동만 3가지 이상 했다면? '다른 활동이니까 적어도 되겠지' 하면서 3가지 활동 내용을 여러 문항에 집어넣으면? 똑같은 활동을 여러 문항에 우려먹은 것처럼 보이겠지.

- 자꾸 "봉사"라는 키워드가 여기저기서 튀어나올테니 그렇게 보이는 게 당연함. 아니라고 항변해도 어쩔 수 없음. 잘 모르는 사람이 보기엔 그렇게 보이거든.

- 이거는 뭐 자소서를 차분하게 읽어보면 스스로 알 수 있는 내용이니, 혹시라도 본인의 자소서가 이 모양이라면 즉시 고쳐쓰는 걸 권함.




5. 팩트가 아닌 주관적인 생각만 늘어놓는다.


- 이런 자소서도 ㅈㄴ 많음. 사실관계 위주로 쓰고, 거기서 느낀 점은 간략하게만 적당히 쓰고 넘겨야 하는데 첨삭받으러 온 자소서를 보면 정반대임 ㅋㅋ

사실관계는 별로 없고 거기서 느낀점(이라고 주장하지만 사실은 그냥 지가 하고싶은 말)만 오지게 많음.

- 왜 이렇게 됐을까? 왜 팩트와 근거는 별로 없고 느낀점만 존나게 썼을까? 왜긴, 한게 없으니까. 정확히는 내가 뭘 했는지를 떠올리지 못했으니까 그런거임. 이런 애들이 진짜 첨삭이 필요한 애들임.

니가 뭘 했는지 떠올리도록 도와줄 사람이 필요함.

- 예를 들어 보자. "저는 2학년 때 xx동아리에서 갈등을 해결한 경험이 있습니다. xx한 상황에서 ww가 dd하여 이러이렇게 된 것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할 필요가 있음을 느꼈습니다. 저 만의 입장에서 생각했다면 친구의 입장을 생각하지 못하고 갈등을 키웠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문제가 있을 때 즉시 대화하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함을 느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관계는 악화될 뿐이므로 신속하게 해결하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 일부러 못쓴 자소서처럼 몇 문장 써봤음. 이걸 보면 무슨 생각이 듦? 1번, 팩트와 근거 : "동아리에서 이러이러한 상황에 생긴 갈등을 해결했다" 끝. 2번, 느낀점 : 그 외 전부

- 이것도 1번에서 보여줬던 예시랑 똑같다. 여기서 조금씩만 바꿔서 붙이면 우리 잼민쿤들 자소서에 1~2번씩은 꼭 들어가는 마법의 문단이 됨 ㅋㅋ

팩트를 기반으로 한 근거를 맨 앞에 조금 적고, 그 뒤는 자기 생각으로 쭉 채우는 거임. 내용은 달라보이지만 그 구조만 보면 별반 다를 게 없음.

- 이게 왜 개판인 자소서일까? 모르겠으면 다시한번 자소서 대원칙 읽고 와라. "읽는 이가 보고 싶어 하는 내용을 써라. 그 외는 "의미없는 내용"이다."

- 자소서를 읽는 사람은 뭘 보고 싶어 할까? 너의 주장이나 개인적인 느낌, 생각일까? 아님 그걸 뒷받침하는 근거일까?


- 이걸 이해하려면 자소서를 왜 쓰는지부터 알아야 함. 자기소개서라는 과정이 왜 생겼겠음? 왜 굳이 자기소개서라는 걸 만들어서 쓰는 사람도 귀찮고 읽는 사람도 귀찮고 평가하는 사람도 귀찮게 만들어놨을까?

- 이렇게 해야 조금이나마 검증이 되니까. 대학은 니들이 누군지 모르잖아. 니들이 교사 몰래 학교폭력이나 일삼다가 서류만 그럴듯하게 꾸며온 양아치인지, 정말 성실히 해서 서류가 그럴듯해보이는 사람인지를 평가하는 사람은 몰라요.

- 그니까 이렇게라도 검증의 과정을 거치는 거임. 쉽게 표현하면, "거짓말을 하지는 않는지, 서류에 적은게 사실인지를 검증"하는 과정인 거임. 면접도 마찬가지고.


- 그럼 다시 문제, 자소서를 읽는 사람은 뭘 보고 싶어 할까? 근거를 보고 싶어 하겠지. 주장하는 건 죄다 비슷하잖아. "저는 공부 못하고 아싸라서 친구도 없구요, 하고 싶은 것도 없어요." 자소서에 이딴 식으로 주장하는 사람 있음? 없지.

- 자소서에서 주장하는 내용들은 다 거기서 거기임 ㅋㅋ 뭐 죄다 잘한대.

성실하고, 인싸라 친구들도 좀 있고 한번씩 갈등 해결도 하고, 봉사정신 투철하고, 어려운 사람 돕거나 가진걸 나누며 베풀 줄 알고,

선생님 말씀 잘 들으면서 교내외활동도 많이 했고, 거기서 뜻깊은 의미도 많이 느꼈고, 그래서 난 대학생활을 아주 잘 할 수 있어요. 전 이러이렇게 훌륭한 사람이 될 거에요.

이런 맥락에서 보면 다 거기서 거기지 뭘 ㅋㅋ 크게 다를 거 없음.

그러면, 주장하는 바가 자소서마다 다 비슷하다면 자소서들을 구분지을 수 있는 주요한 기준은 뭐가 될까?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겠지. 그래서 팩트와 근거가 중요하다는 거임.


- 반대로 근거가 없으면 어떤 자소서로 보일까? 생각을 해봐. 모든 사람이 솔직한 내용으로 자소서를 쓰려고 할까? 아니겠지. 이 글 보는 니들도 대부분은 아니잖아 ㅋㅋ

바꿔 말하면, "대부분의 자소서는 겪어보지도 않은 일을 직접 경험한 것처럼 적는다"는 말임.

- 그런 쓰레기같은 자소서들과 내 자소서 사이에 차별성을 가져가려면 어떻게 해야겠냐. "직접 경험한 사람이 아니고는 나올 수 없는" 자소서를 만드는 거임.

그런 차이를 만드는 게 내 솔직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구체적인 팩트와 근거라는 거고. ㅇㅋ?

-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니 자소서를 스스로 보면서 한번 생각해보셈. "아무것도 하지 않은 사람이 거짓말로 쓰더라도 이 정도는 쓸 수 있나?"


- ㅈㄴ 대충 쓰고 넘기려 했는데 쓰다보니 생각이 계속 떠올라서 더 적어봄. 요즘 중고딩들도 연구해서 소논문 같은거 많이들 쓸텐데, 이걸 자소서에 적는다고 치자. 그럼 내가 소논문을 작성했음을 어떻게 적어서 강조해야 할까?

- 보통은 이런 걸 적겠지.

소논문의 제목, 간략한 내용, 거기서 배운 점이나 의미 같은 거. 전 이런 걸 했구요, 여기서 어떤 결과가 나와서 "이러이런 제목"으로 소논문을 내서 교내 무슨 대회에서 xx상을 받았습니다. 이를 통해 xx를 느꼈습니다.

이런건 학창시절 소논문 써본 적 없는 나조차도 당장 앉은 자리에서 지어내서 쓸 수 있음 ㅋㅋ 이런 내용이나 쓴 자소서가 바로 쓰레기라는 거임. 그럼 뭘 써야 되냐고?

- 니가 소논문을 쓰기 위해 직접 경험한 걸 써야지. 과학 실험이다? 그럼 그 실험 과정에서 있었던 어려움을 구체적으로 쓰는 거임.

- 뭐 예를 들면, "사전에 실험 계획을 세울 때는, oo 성분이 ee 성분과 섞이면 나타날 반응을 관찰하는 데만 집중했었다. 근데 직접 실험을 해보니 그런 결과를 논리적으로 보이고 입증하기 위한 절차와 과정도 중요하더라.

예를 들어 oo 성분을 플라스크에 옮기는 과정에서 rrrr과 같은 과정을 미처 생각지 못한 적이 있었는데, 예상했던 것과 완전히 다른 반응이 나왔다.

실험 과정을 복기해보니 rrrr이라는 준비 과정을 사소하다 생각해 생략했던 것이 원인이었다.

만약 실험 결과가 의도한 대로 나왔다 할지라도, rrrr이라는 과정에서 준비가 잘못된 이 실험의 결과는 논리적으로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전에는 실험을 통해 보고싶은 결과를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생각했는데, 직접 실험을 하면서 그 결과를 입증하기 위한 실험 과정과 절차도 충분히 중요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거지.

- 적당히 구조만 쓰느라 1분 만에 대충 쓴 거지만, 실제 예시를 넣어서 쓰면 충분히 설득력 있는 자소서가 되는 거임. 왜? 이건 직접 해봐야만 쓸 수 있는거니까. 보통은 이런 생각 못하거든.

지가 한 실험이 얼마나 대단한지,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드러내는 데만 집중하지 그 과정을 상세히 적음으로써 설득력을 얻으려는 사람은 많지 않음.


- 아님 문과생이라고 치자. 뭐 설문조사 돌리면서 조사를 했다? 그럼 설문조사 돌리는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 같은 걸 쓰는 거임.

- "xx라는 주제에 대해 oo이라는 결과를 기대하며 처음에 ee, ff, gg, hh...라는 설문조사 문항을 만들었다. 근데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ee라는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는 게 아니라, yy라고 잘못 파악하고 답을 하더라.

기대와는 전혀 달랐던 설문조사 결과를 보며, 질문지를 만드는 사람의 의도를 담는 것보다는 답하는 사람이 이해하기 쉽도록 문항을 설계하여 응답자의 생각을 충분히 드러내는 것이 중요함을 느꼈다.

그래서 jj, kk, ll...과 같이 문항을 바꾸어 새로이 설문조사를 돌린 결과, 처음 기대한 것과 유사한 uuu라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뭐 이런 식으로 쓰는 거임.

- 이걸 지어낼 수 있겠음? ㅇㅇ 날밤 새면서 시간 엄청 쓰면 비슷하게 지어낼 수는 있지. 근데 그렇게 지어낼 시간에 차라리 직접 실험 한 번 하는 게 더 효율적임 ㅋㅋ 그러니 이렇게까지 지어내서 쓸 사람은 거의 없겠지.

그니까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이렇게 상세한 과정을 보게 되면 "얘는 이걸 진짜로 했구나"라고 생각하며 설득이 된다는 거지.

학교 선생님이나 부모님, 주변 지인들이 주도한 거에 버스 올라타듯이 프리라이딩한 게 아니라, 니가 직접 했다는 걸 보여줄 수 있는 거임.

- 즉, 이렇게 상세한 과정을 담아서 쓰면 읽는 이를 설득하는 훌륭한 자소서가 된다는 거임. ㅇㅋ?

- 이제 다시 제목을 보고 오셈. "팩트가 아닌 주관적인 생각만 늘어놓는다" 이렇게 쓰면 설득이 되겠음 안되겠음? 남들이 쓴 수천장의 자소서, 거짓말로 적은 티가 나는 자소서들과 구분이 되겠음 안되겠음? 안되겠지.

아무런 의미도 없고 그냥 쓰레기통으로 직행하는 자소서가 되는거지.


- 그럼 다시 앞선 예시(동아리 갈등 경험)로 가보자. 저건 어떻게 고쳐써야 할까? 간단함. "갈등 해결 경험"을 최대한 상세히 작성하고, 뒤의 느낀점은 확 줄여서 간략하게 적으면 됨. 그게 말이 쉽지 뭐 간단하게 되냐고?

- 팩트는 1) 어떠한 상황이었는지, 2) 어떠한 갈등이 일어났는지, 3) 그 갈등의 영향은 무엇이었는지, 4) 왜 니가 해결하려고 했는지 이 정도로만 적어도 훨씬 늘어남. 어려울 거 없음.

그냥 사실관계, fact를 적는 거임. 경우에 따라 더 작성할 여지도 있을 거고.

- 느낀점은? 적당히 면접장에는 들어갈 수 있는 자소서라면 그냥 깔끔하게, "느낀점"으로 많이들 쓸법한 내용 적당히 맞춰서 쓰면 됨.

남들과 차별화된 자소서 쓸거면 그 1문장에서 좀 더 있어보이면서도 지나치지 않게 절제된 표현을 잘~ 써야 함. 이건 개별성이 강하므로 패스. 그리고 그렇게까지 중요한 것도 아님.

이건 느낀점이 중요한 게 아니라, 니가 이 일을 직접 겪었다는 설득력이 더 중요한 거니까.

- 아무리 그럴듯한 내용을 적어도 "진짜 경험한 내용이군" 하며 설득이 안 되면 그건 의미가 없음.

반대로, 별 거 없고 평범한 듯한 내용이더라도 "얘는 진짜 경험한 것만 적었네"하는 생각이 드는 진솔한 자소서가 기억에 남고 합격하는 자소서임. 왜 그렇냐고? 대부분의 자소서는 설득력이 없고 거짓말로 채워넣는 걸 아니까.

- 결론 : 그니까 제발, 니 주관적인 생각은 줄이고 그 생각을 뒷받침하는 팩트와 근거를 많이들 채워 넣으세요 제발..




6. 내 얘기가 아닌, 남 얘기를 쓴다.


- '존경하는 인물'에 대해 적을 때 많이들 나타나는 케이스임.

- 니가 리처드 도킨스를 존경한다고 치자. 근데 자소서에 "왜 내가 도킨스를 존경하는지, 도킨스가 얼마나 대단한 인물인지"를 한참 적음. 이건 누구를 설명하는 자소서냐? 리처드 도킨슨 군의 자소서임? ㅋㅋ

- 자기소개서는 나 자신을 소개하는 글임. 그럼 나에 대한 얘기를 적어야지 왜 남 얘기를 적음?

- 또 3번을 강조하는데, 3번에서 얘기했잖슴. 글자 수는 정말 중요하다고. 니들은 채우기 힘들다고 징징대는 그 한글자 한글자가 사실은 쌩판 모르는 남들에게 너 자신을 어필하는 소중한 기회임.

- 그렇게 소중한 기회를 줬는데 거기다 대고 남 얘기만 줄창 적는다? 이건 합격할 생각이 없는거지 ㅋㅋ

- 존경하는 인물에 대해 쓸 거면 그 사람이 무슨 일을 했는지를 중심으로 적으면 안 됨. 그 사람과 관련된 나의 행동과 경험을 중점적으로 써야 함.

- 예를 들어 너가 할아버지를 존경해서 자소서에 적는다고 치자. 그럼 할아버지가 얼마나 훌륭한 인생을 사셨는지를 쓰는 게 아니라, 할아버지와 나 사이에 있었던 (할아버지를 존경하게 된) 일화를 상세히 설명하는 거임.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어떻겠음? 진솔한 글을 읽고나서 "이 정도면 인생 열심히 사셨네. 존경할 만 하네 ㅇㅈ" 이런 생각이 들겠지. 동시에, 그런 일화를 통해 또는 할아버지를 보면서 니가 어떻게 성장했는지도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음.

- 결론 : 어떤 내용을 쓰든 간에, 자기소개서는 너 자신에 대한 내용을 써야 함.





7. 지원하는 과에 관련되도록 내용을 억지스럽게 갖다붙인다.


- 이것도 종종 보이는 케이스인데, 아무리 봐도 학과랑 무관해보이는 걸 억지스럽게 포장해서 어떻게든 관련되는 내용처럼 작성하는 경우가 있음. 이런 건 안 쓰느니만 못함.

- 횽은 서울대 경제/경영 중 하나 졸업했음. 학과 지인들 자소서 얘기 들어보잖아? 별 거 다있음 ㅋㅋ

경제나 경영 얘기 아예 없는 자소서를 쓴 경우, 수학/과학 얘기만 쓴 경우, 어디 놀러가서 재밌게 놀았다, 롤러코스터 탔다 이런 거 쓴 경우 등등 별 게 다 있음.

뭔 개소리냐 싶지? 서울대 경제, 경영이라는데 자기소개서에 롤러코스터 탄 내용 썼다고? 상경계 얘기 아무것도 없고 수학, 과학 얘기만 썼다고? 하면서 msg 냄새난다 생각할 것 같은데 ㅋㅋ

리얼이니까 믿든 말든 그건 뭐 니들이 알아서 해라. 이건 명문대 다녀본 사람들만 이해함. 진짜 있는 일들이니까 ㅋㅋ

- 이 얘기를 하는 이유는, 니가 쓰는 내용이 꼭 지원하는 학과랑 관련될 필요따윈 없다는 거임. 그런거 없어도 붙을 수 있어. 왜? 자소서는 뭐가 중요하다고? 팩트랑 근거가 중요하다고.

- 누구라도 수긍할 만한 팩트와 근거를 대면서 너 스스로가 훌륭한 학생임을 보여주기만 하면 그만임. 그 근거가 무엇이든 그건 상관없음. 논리적으로 너 스스로가 훌륭한 학생이라는 걸 보여주기만 하면 그만인 거임.


- 자소서에 학과 관련 내용을 적어야 그 과에 관심있다는 걸 보여줄 수 있다고? 돈까지 내면서 그 학과 지원서 썼으면 됐지 그 이상 무슨 관심을 보여줄 수 있냐 ㅋㅋ

"저 xx학과 썼습니다." 하는 거보다 그 학과에 대한 관심을 더 보여줄 수가 있음? 넌 해당 학과에 지원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관심있음을 입증했음.

그럼 이제 남은 건 뭘까? 학과에 대한 관심도가 아니라, 니가 지금껏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보여주는 거임. 이런 것만 보여주면 니 인성이든 역량이든 학교에서 알아서 판단함.


- 예를 들어, 니가 학교에서 단체로 환경미화 봉사활동을 했다 치자. 바닥이나 벽에 붙은 껌 같은거 좀 떼고, 그 자리가 더러우니까 거기에 벽화를 그려서 좀 이쁘게 만들었고 칭찬도 받았다 쳐.

이게 미술대학에 지원한 이유, 미술이라는 학문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될 수 있음? 개 말도 안되지 ㅋㅋ

이건 그냥 봉사활동인 거지, 미술에 너무 갖다붙일 만한 소재까진 아니잖슴. 각색을 많이 했는데, 실제로 이렇게 억지부리는 자소서가 꽤 있음 ㅋㅋ


- 사람 하는 일이 다 그렇듯, 남이 하는 걸 보는것과 자기가 직접 하는 건 많이 다름. 자소서도 마찬가지임. 남이 쓴 걸 보면 억지스럽고 부자연스러운 게 바로 보이는데, 자기가 쓴 자소서를 볼 때는 이런 게 잘 안 보임.

그래서 난 주변 사람들한테 (꼭 돈주고 할 필요 없으니) 제3자에게 부탁해서 첨삭 받으라고 추천함. 이런 게 제3자의 눈으로 보면 다 보이거든.


- 다른 예를 들어볼까? 문과 계열 쓰는 사람들 중에 '타인을 위한 봉사정신'을 강조하는 자소서가 흔함.

근데 쓰다보니 감정이 격해져서인지 아님 자신의 봉사와 희생정신을 강조하고 싶었는지는 몰라도, "솔직하지 못한 느낌이 들 정도"로 봉사와 희생을 강조하는 경우가 있음.

"다른 사람들을 위해 힘쓰는 게 의미있는 일이다" 뭐 이런 표현을 너무 갖다붙이면서 와닿지 않는 자소서를 쓰는 거임.

니네 우영우 드라마 봤냐. 이런 표현도 "워..워.." 하며 calm down 시켜줄 필요가 있음. 영화에서도 어떻게든 슬프고 눈물나게 만들려고 억지스러운 감동장면 끼워넣으면 어색해지잖냐.

자소서도 마찬가지임. 지나치게 감동적(이라고 글쓴이만 생각하는)인 표현은 제3자가 보기에 억지스러움.


- 유사한 예시가 참 많은데, 요약해보면 이런 거임. "그 일을 겪은 당사자는 의미있다고 여길지 몰라도, 제3자가 보기엔 지극히 평범하고 차별성없는 일" 같은 거에 너무 의미부여하지 말라는 소리임.


-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렇게 억지스러운 자소서를 본 사람은 어떤 생각이 들까?

1번, "이렇게라도 우리 과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고 싶었구나, 너무 감동이다."..

2번, "얘는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고 썼나? 뭘 보여주고 싶은 건지는 알겠는데, 좀 너무 나갔네 ㅋㅋ 에휴 시간 좀 들여서 쓰지 얼마나 대충 썼으면.." 답이 뭐일지는 말 안해도 알 거라 믿음.

억지스럽게 갖다붙인 내용을 보는 순간, 그 자소서는 "대충 쓴 자소서"가 됨. 아마 읽는 사람이 인내심이 많다면 끝까지 읽어라도 볼거고, 그게 아니면 바로 쓰레기통 직행이겠지.

수 천 장을 읽어야 하는데 빼박 대충 쓴 걸로 보이는 자소서를 뭐하러 눈빠지게 읽겠음? 내신까지 안좋으면 더 말할것도없고 ㅋㅋ


- 말하는게 꼰대같다고? ㅇㅇ 맞음. 원래 평가하는 사람은 평가받는 사람이 보기에 다 꼰대같음.

근데 형이 뭐랬냐. 니들의 생각대로 쓰는 게 아니라, 니들이 하고 싶은 말을 쓰는 게 아니라, 읽는 이의 입장에서 설득할 생각하면서 쓰라 그랬잖아. 꼰대같아도 그냥 받아들여. 어쩔수없어.


- 위에서 얘기했듯이, 자소서는 읽는 이를 설득하는 과정임. 그래서 그렇게 근거가 중요하다고 몇번을 말하지 않았음? 여기에 더해, 충분한 설득력을 갖추려면 내용이 자연스럽게 흘러가야 함.

억지스러운 내용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물흐르듯 읽히는 게 중요한 거임.

그럼 어떻게 해야 자연스럽냐.. 첨삭은 안받는다는 가정 하에 니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대책은 "솔직하게 쓰는 것"임. 기본적인 문맥을 갖추고 솔직하게만 써도 어느 정도 자연스럽게 작성할 수 있음.

솔직하게 쓰면 어떤 일이 전개되는 상황을 그대로 쓰게 되잖슴. 그것만으로도 어느정도 자연스러워보이고, 억지스럽지 않음. 그 이상의 수준을 바란다면 실력있는 사람에게 부탁해서 첨삭 받는 거고.


- 근데 보통 민망해하면서 솔직한 얘기들을 작성하지 못함. 이런 사람들이 왜 민망해할까? "있지도 않은 내용을 지어내니까" 민망한 거임. 솔직하게 쓰는 사람들은 그냥 무덤덤함. 왜? 있었던 일을 쓴 것 뿐이잖아.

이게 나한테만 일어나는 소설같은 일도 아니고 그냥 일상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 걸 알거든. 그걸 문항에 맞게 잘 각색해서 쓴 것 뿐이지. 이런 걸 쓰는데 부끄럽거나 민망할 이유가 있음? 없지.

오히려 소설마냥 지어내는 애들이 자소서 보여주기 부끄러워함 ㅋㅋ 지가 겪어보지도 못한 걸 그럴듯하게 적어놨으니 그렇지 ㅋㅋ

만약 자소서를 쓰는데 자꾸만 민망하고 부끄러움이 느껴진다? 그럼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볼 필요가 있음. 나는 정말 솔직하게 썼는가? 하고.


- 여튼 결론은..억지부리지 말고 솔직하게 써라. 내가 쓴 내용에 억지스러운게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으면 주변 지인한테라도 봐달라고 하고. 정 부끄럽고 민망해서 지인한테 부탁은 못하겠다 싶으면 학원 가거나 첨삭 의뢰하셈.





8. 의미부여에 지나친 에너지를 쏟는다.


- 자소서 문항들 보다보면 이런 것들이 자주 나옴. "무슨무슨 경험을 했는지 쓰고, 거기서 느낀점을 쓰세요"

이 문항에서 중요한건 뭘까? 1번, 너의 경험(팩트와 근거), 2번, 느낀점.

이미 위에서 얘기 다 했지? 당연히 팩트와 근거가 가장 중요함. 1번이 중요한거지. 니가 드라마에 나올법한 파란만장한 스토리를 보여주는 게 아닌 이상, 넌 '느낀점'으로 승부를 볼 수 없음.

그럼 어떻게 써야 하냐, "경험"을 자세하게 써야지. 앞에서 얘기했잖슴. 니가 근거를 상세하게 잘 쓰면 읽는 이의 머릿속에 "아, 얘는 이러이러한 애구나.."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고. 이것도 마찬가지임.

경험이 탄탄해야 그 경험을 바탕으로 "이렇게 느꼈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하는 주장이 일리있게 들리는 거지, 팩트와 근거를 제대로 적지도 않은 글은 설득도 안 되고 볼 가치도 없음.


- 그래 뭐, 일단 경험은 잘 썼다고 치자. 근데 여기서 또 문제인 애들이 있음. "느낀점"에 너무 집착함.

"그 당시에 내가 어떻게 느꼈는지"를 떠올리는데 지나치게 집착하는 애들이 있음. 하루이틀전 일도 아닌데 그게 잘도 떠오르겠다 ㅋㅋ 말이되냐? 잘 생각이 안나는게 당연한건데 이거 떠올린다고 앉아서 머리 싸매고 있음. ㅋㅋ..

그럼 ㅅㅂ 떠오르지도 않는 걸 어떻게 하냐고? 니가 했던 일, fact만 떠올리고, 거기서 느낀 점은 지금 자소서를 쓰는 이 순간에 드는 생각으로 적어야지.

보는 사람 입장에서 이거 알 수 있음? "너 이거 그때 했던 생각 맞냐" 이런 의심을 할 근거가 있음? 없지 ㅋㅋ


- 혹시라도 면접에서 물어보면 어떻게 하냐고? 그때 상황을 잘 설명하면서 마지막에 "그래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면 됨.

애초에 자기소개서에는 사실과 경험을 바탕으로 논리, 아다리가 잘 맞도록 적어놨을테니 앵무새처럼 내용 읊으면서 거기에 살만 조금씩 붙여도 논리적 결함이 없을거임. 결함이 있다면 너가 사실관계를 잘못 서술한 거일테고.

자소서를 쓰면서 니가 지금 강조하고 싶은 얘기가 있을 거 아녀. 경험만 그 당시 일 그대로 적으시구요, 너가 느낀 점은 지금 떠오르는 대로, 아님 너가 어필하고 싶은 주제에 맞춰서 적으시면 돼요. 꼭 그 당시에 떠올렸던 걸 그대로 적을 필요가 없어요.


- 이 얘기를 왜 하냐고? 내가 처음에 이랬음 ㅋㅋㅋ 나라는 예시가 있으니, 나 말고도 이런 사람들 꽤나 있을 거임. 무조건 있음. 이런 분들은 쓸데없는 고민하느라 머리 싸매지 마시고, 적당히 슥슥 적고 넘어가면 됨 ㅋㅋ





9. 이전에 쓴 잘못된 내용을 고치려 하지 않는다.


- 그간 작성하며 고생한 게 아까워서인지 "이건 좀 아닌 것 같은데", "다시 쓰는게 나을 것 같은데" 싶은 생각이 드는데도 갈아엎는 걸 두려워하는 학생들이 있음.

그건 오히려 불합격에 가까워지는 길임. 내용을 갈아 엎는 걸 두려워하면 안 됨. 빈틈이 뻔히 보이는 내용을 그대로 적어서 제출하는 것보다는 제출 3~4일 전이라도 싹 갈아엎어서 더 나은 내용으로 내는 게 맞음.

스스로 작성한 내용이 맘에 안들어서 "내야 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이 되는 경우가 꽤 있을 거임. 그런 경우는 싹 갈아엎는다 생각하고 내용을 처음부터 다시 구상해보셈.

하다가 안되면? 다시 원래 썼던 내용으로 돌아와서 기존의 내용을 살짝만 수정하는 방향으로 다시 생각해보는 거임.

그러다가 또 막히고, 결국 처음부터 다시 써야 할 것 같으면? 그럼 다시 갈아엎는다 생각하고 쓰는 거임.

이렇게 계속 반복하다보면 어떻게든 빈틈은 채워지게 되어 있음.


- 난 대입 자소서 쓸 때 10번 갈아엎었음. 그냥 소소하게 수정한 거 말고, 완전히 싹 바뀐 게 10번임. 잘 쓴 자소서는 원래 이럼 ㅋㅋ 처음부터 완벽하게 쓴다? 말이 안 됨.

지인들이 횽의 자소서 보면 "제일 깔끔하게 잘 읽히고 눈에 띈다" 이런 소리 자주 하는데, 그거 다 수도 없이 고쳐써서 그렇게 된 거임.

아무리 잘 써도 같은 대학, 같은 회사 사람들 자소서랑 비교한 건데 어떻게 그렇게 달라보이냐고 의심할 수 있음.

그럼 니가 자소서를 쓰는 태도, 주변 사람들이 자소서를 쓰는 태도를 한번 유심히 살펴보셈. 보통은 자기소개서에 그렇게 큰 수고를 들이지 않음. 자소서는 그냥 붙고 면접까지 가면 그만이지, 꼭 잘 써야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임.

자기소개서 쓸 시간에 면접 준비하거나 하던 공부를 더 하지, 왜 그런 거에 시간을 쏟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음. 물론 가장 많은 건 아무것도 안하는 생각없는 사람들이고 ㅋㅋ

이제 반대로 생각해보셈. 남들은 이렇게 대충, 또는 적당히만 준비하는데 나는 시간 좀 들여서 돋보이는 자기소개서를 쓴다면?

대입이든 시험이든 뭐든 결국 상대평가 아님? 남들보다 돋보이고 좋아보이면 그만인데, 자소서는 그게 생각보다 쉽다는 거임.


-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음. "자소서 잘 써봐야 면접 이후는 노쓸모 아님?" ㅇㅇ 아님. 자소서를 잘 쓰면 면접이 더 쉬워지고, 면접 준비하는 데 드는 시간도 줄어듦

앞서 잘 쓴 자소서의 특징으로 "설득력이 있다"고 말했는데, 이건 읽는 사람 입장에서의 특징임. 그럼 쓰는 사람, 준비하는 사람 입장에서의 특징은 뭐냐? 면접을 준비하기 수월하다는 거임.

잘 쓴 자소서는 팩트를 기반으로 한 근거가 논리적으로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물어볼 게 딱히 없음. 애초에 면접에서 이런저런 질문을 하는 이유가 뭐임? 지원자가 작성한 내용을 진짜로 했는지 진위여부를 판가름하기 위해 물어보는 거 아님?

근데 자소서를 설득력있게 잘 써놓으면 그런 의심 자체가 많이 줄어드니까 난감한 질문을 받을 일이 줄어드는 거임. 그러니 난감한 질문에 대비할 답안을 준비하는 시간도 훨씬 줄어들지.


- 예를 들어 토론 동아리에서 활동한 내용을 자소서로 썼다고 쳐. 실제 활동한 팩트를 근거로 하면서 논리정연하면서도 설득력있게 글을 잘 썼다 해보자. 그럼 이 글을 본 면접관이 할 법한 질문은 뭘까?

기껏해야 "여기 적은 거 말고 다른 토론 주제 뭐 없었냐", (연계질문으로) "그 주제에 대해 넌 어떤 입장이었냐, 니가 했던 주장과 그 근거는 뭐였냐" 같이 실제로 했던 일이라면 얼마든지 기억해 낼 법한 수준의 질문이나 받겠지. 이게 어려움? ㅋㅋ

심지어 자소서를 잘 썼다는 가정 하에, 면접관은 이미 너를 어느 정도 신뢰하거나, 또는 남들보다 덜 의심하고 있기 때문에 평타만 치는 수준으로 대답해도 ㅇㅋㅇㅋ 하고 그냥 넘어갈 거임.

근데 자소서를 못 썼다면? 면접관이 너를 남들보다 더 의심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질문이 점점 깊어지고, 꼬리질문이 계속 이어지겠지.

니가 적당히 대답을 해도 면접관의 심정은 이럴 거임. 'ㅇㅋ 여기까진 거짓말로도 적당히 둘러댈 수 있지. 그럼 이 다음 질문은 어떨까?' 뭐 이런 식일 거임.


- 이 정도 설명으로는 잼민쿤들에게 와닿지 않을 것 같아 조금 덧붙여보겠음. 니들은 학벌이 왜 중요하다고 생각함?

유투브나 블로그 글 같은 데 보면 비슷한 말들 많이 써놨던데, 경험해본 사람들은 다 알고 있음. 학벌이 좋으면 내 유능함을 굳이 증명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점이 아주 큼.

내가 서울대 나왔는데, 어쩌다 한 번 바보같은 소리를 한다 쳐. 그럼 사람들이 나보고 "ㅉㅉ 저 ㅅㅋ 서울대라더니 ㅈ밥이네 ㅋㅋ 에휴 수준,,," 이러겠냐? 전혀 아님 ㅋㅋ 오히려 칭찬을 받음. "인간적인 면이 있다", "허당끼가 있어 귀엽다" 뭐 이런 소리 들음 ㅋㅋ 진짜임

반대로 내가 그저 그런 대학 나왔는데 바보같은 소리를 했다 쳐. 그럼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겠음? 겉으로는 "아..네..." 하고 속으로는 "ㅄ인가?" 이럼. 이런 사람들은 자기가 실력이 있다는 걸 계속해서 증명해야만 사람들이 자기를 믿어줌. 실수하면? 바로 나가리임. "역시 xx대학이라 그런가 좀.." 이런 소리 듣기 십상임.

자소서도 마찬가지임. 니가 자소서를 잘 쓰잖아? 면접에서 평타만 쳐도 신뢰를 얻고 무난하게 붙음. 실수하잖아? ㅇㅋ 그럴 수 있지 하고 그냥 다시 한번 물어봐줌. 그 질문에 대답 잘 하면 다시 분위기 좋아지는 거고.

자소서를 못 쓰면? 니가 무슨 대답을 해도 너는 면접장에서 "전 자소서에 거짓말을 쓰지 않았습니다" 라고 증명해야 함. 면접관이 절대 그냥 안 넘어감 ㅋㅋ 너 같으면 믿겠냐? 시간 한참 주고 써오라 한 자기소개서조차 대충 써온 애를 믿겠음?

결국 남들보다 면접 준비의 부담을 줄이면서도 면접장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려면 자기소개서를 잘 써야 하고, 자기소개서를 잘 쓰려면 스스로 "좀 아닌 것 같다"싶은 내용이 있을 때 바로바로 뜯어고칠 줄 알아야 함.

말이 좀 길어졌는데, 무슨 얘기인지 이해했으리라 믿음. 잘못된 내용을 뜯어고치는 걸 두려워하지 마셈. 오히려 그렇게 해야 합격에 가까워짐.




10. 글의 의도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


- 쉽게 말하면 내용이 논리적으로 전개되지 않는다는 거임. 말을 하든 글을 읽든 간에 내용의 맥락이라는 게 있어야 함. 그래야 읽는 이, 듣는 이의 입장에서 지금 무슨 얘기를 하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음.

근데 자기가 하고 싶은 얘기를 잘 전달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음. 읽어보면 "아마 이런 의도로 쓴 것 같다" 싶은 생각은 드는데, 그게 분명하게 보이지 않는 애매한 내용인 거임.

이런 거 고치는 건 간단함. 1) 문단 첫 줄에 니가 의도하는 바를 한 문장으로 분명하게 제시하고, 2) 뒷 내용에서 쓸데없는 부분은 가지치기하면 됨.


- 위와 같은 문제는 한 문항에 너무 많은 걸 적으려고 하는 경우에 자주 나타남.

문항에서 물어보는 건 정해져 있고 쓸 수 있는 글자 수도 한정되어 있는데, 그 안에 "내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내가 얼마나 많은 활동을 했는지" 같은 걸 어필하려고 욕심부리면 그렇게 됨.

예를 들어 소논문을 쓰면서 너가 '리서치 역량'에서 두각을 드러냈고, 이를 자소서에 녹여낸다 치자. 근데 쓰다보니 너가 조사한 게 남들이 잘 모를법한 내용이라 은근슬쩍 자랑, 어필하고 싶은 거임.

그래서 "내가 조사한 이 주제는 어떠한 것인지~ 이 주제는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내용이며~ 친구들에게 설명해줬더니 다들 몰랐던 내용이라며 칭찬받았다", "여기서 내가 조사한 개념은 ...인데, 그 내용이 뭐냐 하면..." 이런 걸 적고 싶어짐 ㅋㅋ

근데 이런 걸 적으면 되겠음? 안 되겠지. 불필요한 어필과 욕심이 들어가면 "리서치를 위해 어떠한 노력을 했는지, 거기서 겪은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했는지"와 같은, 정말 이 경험을 한 사람만이 적을 수 있는 설득력있는 내용이 차지하는 자리가 줄어듦

이런 글은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 "무엇을 강조하고 싶은지"를 파악하기 어려움.


- 다른 경우로, 한 문항 내에서 앞에서 하는 얘기랑 뒤에서 하는 얘기가 미묘하게 다른 경우가 있음. 쓰는 사람 입장에서는 자연스럽다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읽는 사람 입장에서는 "?? 뭐지 이 전개는??" 같은 생각이 떠오르는 거임.

예를 들어, 너가 멘토로써 성적이 낮은 친구를 멘티로 두고 공부를 도와줬다고 치자. 이걸 자소서에 쓰는데, 앞에서는 "멘토로써 멘티를 도와준 내용"을 쓰고, 뒤에서는 그 의미로 "상생의 가치를 느꼈다"고 적는 거임.

위 내용이 자연스럽다 느끼는 사람은 스스로 사용하는 단어의 의미를 한번씩 찾아보고 써야 함. "상생"은 서로가 서로를 도우며 다함께 잘 살게 되는 거임.

근데 위에서는 어떰? 서로가 서로를 돕는 게 아니라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일방적으로 도와주는 거잖슴. 이건 상생이 아니지.

이런 식으로 작성하면 글의 의도가 드러나지 않게 됨. "친구를 도와주는 봉사정신"을 강조하고 싶은 것인지, "상생의 가치에 관심이 많음"을 드러내고 싶으나 예시를 잘못 선택한 것인지 감이 안 잡힘. 이런 자소서는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겠지.


결론 : 너의 의도가 잘 드러나도록 쓰고, 그 외 쓸데없는 내용은 최소화해라.





11. 그 외


- 쓰다보니까 여기저기서 첨삭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나한테 받으란 소리 아니고 걍 집이나 학교 주변에 있는 학원 뭐 그런 데서 받으면 됨.

근데 좀 비쌈 ㅋ 1시간에 최소 10만원, 웬만하면 15~20만원 이상 할텐데 1시간에 문항 1개조차 완성 못해줌(아님 부족한 자소서를 완성했다고 착각하거나) ㅋㅋ 가성비 개헬임

그리고 대충하는 쓰레기들도 많음. 나도 고딩 때 겪어봤음. 직접 첨삭 (대충) 한 번 해주고, 방학 끝나기 전에 2회 이메일첨삭 해준다더니 메일 안읽씹하고 튄 개x끼도 있었음 ㅋㅋㅋ

첨삭 받을거면 학원 잘 골라야 함. 아예 동네에서 제일 잘 하는 곳 가거나 대치에서 유명한 곳 가서 돈 좀 더 주는 게 속편함.


- 학원 가더라도 대부분의 경우는 제대로 된 체계가 없을 거임.

강사가 이런저런 얘기하면서 첨삭을 해주긴 하는데, (위에서 한참 설명한 것처럼) 기본적인 원칙들을 바탕으로 설명하는 게 아니라 개별적인 예시 하나하나만 보면서 설명하니까 체계가 없는 듯한 느낌이 자주 들 거임.

그런 거 필요없고 그냥 결과만 좋으면 된 거 아니냐 하는 분들은 뭐..알아서 하시고 ㅎㅎ

만약 첨삭을 받는데 "개별 문항에서 니가 보여주고 싶은 핵심이 무엇인지", "그 핵심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어떻게 논리를 전개해야 하는지", "개별 문항들의 논리가 모든 문항에서 전체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알려주는지 보셈.

이게 다 되면 받을 만한 곳임. 아니면? 실력없는 사람이 주먹구구 식으로 하거나, 아님 설명을 잘 했는데 너가 못 알아들은 거일 수도 있지. 어느 쪽인지는 스스로 판단해보셈.


- 이 얘기를 왜 하냐면, 자소서 첨삭은 (잘 모르는 학생 입장에서 보기에) 실력없는 사람이 첨삭해주더라도 '이 정도면 괜찮다'고 착각하기 때문임. 내가 그랬음 ㅋㅋ

자기소개서는 보통 수많은 사람들에게 첨삭을 받는 게 아니라, 소수의 사람에게만 보여주고 첨삭을 받음. 여러 사람들에게 첨삭을 받아야 누가 잘하고 누가 못하는지, 잘하는 사람의 특징은 뭔지를 알텐데 그게 안 되는 거임.

자소서 봐주는 학원이 그렇게 많지도 않고, 있더라도 가격대가 좀 있으니 비교가 안 되는 거임.

그리고 사람 일이라는게 내가 직접 할 땐 어려워도 남이 한 거 보면서 훈수두는 건 쉬움 ㅋㅋ 실력없는 사람이라도 학생들이 대충 휘갈겨 쓴 자소서 초안 보면서 어디가 잘못되었는지 몇 군데 얘기하는 것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는 거임.

학생들은 그걸 보고 강사가 실력 좋은 사람이라고 착각하는 거고.

그러니 올해 자소서 첨삭을 받을 사람들은 강사가 이 글에 나온 내용 정도는 알고 첨삭을 하는 건지 스스로 판단해보셈.

위에 있는 내용들은 지극히 기본적인 것들이고, 이것도 모르면 첨삭을 할 자격이 없다고 난 생각함. 참고로 난 퇴근하고 남는 시간에 썼는데도 이 글 이틀만에 다 썼음 ㅋㅋ 떠올리기 어려운 내용들이 아님.


https://cafe.naver.com/suhui/26704461

원글은 여기에 썼는데 오르비 급식이들도 보라고 올려봤음.

저기서 퍼온 거 아니고 이 글 내가 쓴 거니까 오해 ㄴㄴ


- 보기 싫은 말투로 길게도 썼는데 끝까지 봐줘서 감사하고, 반응 좋으면 다음에 "니 면접이 탈락인 이유"로도 한번 써보겠음 ㅋㅋ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