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비문학을 공부한 방법(스압, 한줄요약)
다른 과목은 버러지 같은 실력이지만 유일하게 국어 하나는 잘하기에, 국어 관련해서는 적을 수 있을 것 같아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앞부분은 좋게 말하면 제 개인적인 얘기들... 나쁘게 말하면 지 자랑이니 대충 뒷부분만 읽으셔도 돼요.
제가 수능 국어를 처음 풀어봤을 때가 2018년이였습니다. 저는 그 당시 중학교 2학년이였고, 처음 접하는 수능 형식이라 많이 당황했던 기억이 나네요. 18년이니까 19수능을 풀어 본 거죠. 그때 시간은 10분이 남았고 원점수는 75점, 등급으로는 3등급이 나왔습니다. 고등학생들은 전부 이렇게 어려운 문제를 푸는 건가 싶어 정말 앞이 막막하고 두려웠는데(저는 그때 중학교 내에서 국어를 가장 잘 하는 학생이였고, 1등급은 아니더라도 2등급 정도는 나와주지 않을까 싶었는데 3등급이 떠서 굉장히 우울했던...) 알고 보니 19수능은 어려웠던 걸로 유명한 시험이더군요.
그때 이후로는 중학교 내신 국어가 의미 없음을 느끼고 바로 수능완성을 풀기 시작했습니다.(열심히 했던 것은 아니고 설렁설렁~ 저는 그때 글 읽는 것 자체를 좋아했어서, 그냥 놀듯이 취미 삼아 풀었어요.)
고등학교 1학년 3월은 1등급이 나왔던 것으로 기억하고요(아마 이게 코로나 때문에 집에서 따로 쳤던 시험이죠?), 문법과 비문학이 약해서 3월 이후로는 쭉 2등급을 달렸네요. 고2때도 문법 때문에 종종 2등급이 떴는데, 이때는 비문학을 많이 잡아 둔 상태여서 1~2 사이를 왔다갔다 했던 것 같아요. 고3때부터는 화작을 선택해서 문법 문제가 사라졌으니 기분 좋게 1등급이 나오더군요.
저는 책을 굉장히 많이 읽은 사람입니다. 중학교에 다닐 때에는 학교 수업을 안 듣고 몰래 책만 읽었어요. 많이 읽을 무렵에는 하루에 서너권씩도 읽었네요. 그렇게 책 많이 읽은 사람이 왜 비문학을 못하냐! 라고 하면 할 말이 없네요. 전부 소설로만 읽었고 그래서 아직까지도 저는 문학 공부를 안 합니다... 이 글을 만약 중학생이 보게 된다면 소설만 읽지 말고 도서관 가서 과학이나 철학 쪽도 좀 서성여보세요.
책을 많이 읽었으니 당연히 글을 읽는 속도도 빨랐겠죠. 저는 제가 비문학을 못했던 이유가 이곳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설이나 문학 작품을 읽을 때에는 속독해도 괜찮습니다. 문학은 대충 읽어도 글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고, 대사 한두개 쯤은 놓쳐도 그렇게까지 문제가 되지는 않아요. 그러나 비문학은 그런 식으로 속독해서는 안 되는 유형의 글입니다.
보통 사람이 속독을 할 때에는 어려운 부분(단번에 이해가 힘든 부분)은 넘기면서 읽는 경우가 많아요. 다른 사람은 어떨지 모르겠는데 일단 저는 그랬습니다. 그런데 비문학 문제들은 그 '어려운 부분'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못 푸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너무 당연한 소리인가요... 저는 이걸 못 깨닫고 있었어요. 그 이후로 저는 비문학 읽는 방식을 완전히 바꿨습니다.
1. 시간이 몇 분이 걸리든간에 이해가 될 때까지 지문을 읽었습니다. 어려우면 두 번이고 세 번이고 반복해서 읽었습니다. 줄도 긋고 반복해서 읽다 보면 지문을 100%는 아니더라도 문제를 풀 수 있을 정도로는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그렇게 읽고 나면 절대 문제를 틀릴 수 없습니다. 비문학은 결국 지문 안에 답이 다 있으니까요.
2. 첫 번째 방법이 익숙해지자, 이제 비문학에 대한 문해력도 어느 정도는 길러졌다고 판단했습니다. 지문의 어려운 부분도 이해하며 읽을 수 있는 힘이 생긴 거죠. 그때부터는 문제를 먼저 읽고 지문을 읽었습니다. 선지에 나와 있는 키워드 있죠? 선지의 중요한 키워드들이 지문의 어느 위치에 쓰여 있는지 표시하고 그 부분에 집중하며 읽었어요. 이러니 시간이 많이 단축되더라고요.
3. 오래 걸릴 것 같은 지문이면 그냥 통째로 나중에 읽었습니다. 저는 계산 문제가 시간이 가장 오래 걸리더라고요. 그런 문제가 있는 지문은 그냥 마지막으로 넘겨서 가장 마지막에 풀었어요. 어려운 문제 하나만 따로 빼 놨다가 풀면, 그 문제 풀 때 지문을 처음부터 다시 읽어야 하는 불상사가 생기기 때문에(기억에 의존해서 풀면 틀릴 수 있음) 아 이거 어렵겠다! 싶으면 그냥 그냥 그 지문을 통째로 맨 마지막에 풀었습니다.
쓰고 나니 정말 당연한 소리들밖에 없네요. 다들 잘 하고 계신데 쪼렙 고딩인 제가 괜히 알려주겠다며 설친 건 아닐까요. 그런데 저는 저 1번 방식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역이면 당장 시간 단축에 눈멀어서 "어떻게 해야 빨리 읽지!!" 하고 있을 텐데(안 그러면 죄송합니다. 제 주변 친구들은 그러더라고요) 사실 빨리 읽기 위해서는 느리게 잘 읽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제가 문학을 빠르게 읽으면서 풀 수 있는 이유도 수많은 소설책을 읽으며 그 능력을 키워 놓았기 때문입니다. 느리게 못 읽는 사람이 빠르게 읽을 수는 없습니다. 어차피 수미잡 아닌가요? 수능 때까지만 빨리 읽을 수 있으면 되는데, 본인이 지금 비문학이 약하다 싶으면 느리게 천천히 이해가 갈 때까지 읽으세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논문을 정말 많이 읽었습니다. 읽은 것 중 극히 일부분만 첨부할게요. 읽고 나서 대학 레포트 쓰듯이(안 써봐서 정말 레포트를 그렇게 쓰는지는 잘 모르겠음) 서본결 나눠서 요약 정리하기도 했어요.
뭐야 저딴 건 왜 읽고 있어 싶은 게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전 도움 많이 되던데용ㅎ 소설 많이 읽던 시절처럼 논문을 많이 읽기 시작하니 비문학 읽는 게 훨씬 편해졌어요. 요즘 재밌는 논문도 많던데 관심분야들 위주로 심심할 때 읽으면 도움 많이(는 모르겠고 조금 정도는) 될 것 같습니다.
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문 깔끔하게 보는 분들은 오늘부터라도 무조건 줄 그으면서 푸세요. 국어 재능충 분들일수록 깔끔하게 풀고 싶어 할 텐데(그분들은 깔끔하게 풀어도 점수가 잘 나오니까요. 저도 그랬고...) 혹시 모를 실수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줄은 꼭 그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읽는 속도 빠르신 분들은 심하면 30분 이상 시간이 남으실텐데, 그때 검토하기 편하려면 줄 그어져 있어야 해요. 30분 남는 시간에 주무실 건 아니잖아요. 내가 왜 이 답을 골랐는지에 대한 근거를 지문에서 찾아 줄 그어놓으면 검토할 때 정말 편하고 좋습니다.
진짜 정말 너무 당연한 말들인데... 저는 이 방법을 작년에서야 알았고, 제 주변 친구들도 몰라서 많이 힘들어하길래 짧게 적어봅니다. 물론 저한테만 통한 말일 수도 있고 더 좋은 방법이 있을 수도 있고 반박하면 무조건 님 말이 맞음.
한줄요약: 못 풀겠으면 이해 갈 때까지 읽어라. 속도는 나중에 높여라.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300은 이거 너무 어려운거 아닙니까
-
아 기분좋다 9
고마워얘들아 기분 좀 안좋았는데 기만글 쓰니까 자존감 좀 채워지는 기분이어ㅣㅑ
-
흰 벽에는 ―― 어련히 해들 적마다 나뭇가지가 그림자 되어 떠오를 뿐이었다. 그러한...
-
최저러 중요과목 0
현상황 국어 수학- 고3꺼 거의 안봐봄, 국어 고2 3등급/수학 고2 1~2...
-
커뮤 언급이나 훌리가 건동에 비해 극도로 적은거같음
-
전 잘 모르겠어요
-
맞팔구 7
똥벳이랑 똥테가 잘 어울릴거같아서요 오네가이시마스~
-
대체 누구한테 있는거지
-
법제처장 "헌법재판관 임명보류는 정당한 권한…위법 아냐" 1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
동대 터졌다는데 6
얼마나 폭난거에요? 궁금하네
-
나 기만이라고 해줘 27
자존감 좀 채워보자 씨발 솔직히 나보다 수능 잘 본 사람 올해 열한명밖에 없잖아
-
100점나와서기분조아짐
-
“엉터리 투표지 많아서”…尹대통령, ‘선관위 계엄군 투입’ 직접 지시 1
윤석열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계엄군 투입을...
-
롤하다가 3등급대 친구 만났었는데 자기는 시험 하루전에 공부해서 삼등급이고...
-
어케요? 아 개잣댔네
-
개꿈이져?
-
우원식 국회의장 5∼9일 방중…中서열 3위 자오러지 초청 1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우원식 국회의장이 5∼9일 대표단을 이끌고 중국을...
-
제 전닉 공개함 5
하제타임 무려 일본어 온점 하나가 없었음 ㄷㄷㄷ
-
[속보]윤 대통령 "국정원, 수사권 없고 검거는커녕 위치 추적도 못 해" 2
4일, 헌법재판소.
-
상위 1퍼 옵창 이런건가..
-
제곧내
-
누군지 궁금하게 하지마라
-
내가 원서넣은 과 vs 한라인 윗대학 문과 투표하는 게시글 가서 후자에 투표했습니다
-
냥대탈출지금 1
right now
-
재밌네 부럽다 100만유튜버면 내가 평생 벌 것보다 더 많은 돈을 벌었겠지 잘생기고...
-
지듣노 머타치임 2
https://youtu.be/SbxR25brgoE?si=PXcYEpmJhFHbLZA...
-
개추 2
워
-
원래 역류성 식도염 심했는데 싹 나음 ㅋㅋ
-
유튜브 닉네임 추천좀 15
기깔난거 만들어주기면 가지고있는 덕코 다드림
-
이분의 의지를 받들어서 동국탈출지금 이라고 닉변하려는데 어케생각하심?
-
클라우드 공학
-
30이 1000이 됨
-
기출 여러번 풀어보려는데 1990년대부터 2010년꺼까지 좀 계산이 더럽고 요즘...
-
거지라 그런곳 못가봤어
-
커뮤니스트인가요?
-
mypenisbig
-
문학 공부 2
강기분 문학을 들을까요? 아니면 우진문학상 참여를 통한 실전 적응을 할까요?
-
담임이 수학 기본개념 후 기출 박치기 하라는데….하 ㅋㅋㅋㅋㅋ 26
기본 개념 배우고 실전개념 전에 기출 박치기가 가능할까요? 조언 부탁드립니다 현우진...
-
반추하다=되새김질하다
-
아주 귀여워 코끼리 으흐흐
-
오래 쓴 샤프가 잇는데 샤프심너무 많이 넣어서 막힘 Rip…
-
맞팔해요 5
애니프사 환영 아니여도 환영
-
저 이지영 권용기 듣는데 님들은 뭐 들음
-
나 벳지 달린건가 10
테스트
-
과외할수있는과목이없어서 울었어
-
진짜 애미씹창인가
-
붙으신 분... 빠지실 건지 제발 알려 주세욤........ ㅠㅠ
-
내 모든 지식을 듬뿍듬뿍 알려주고 진짜 열심히 잘 가르쳐줄수있는데
-
야이자식들아 6
다들 반갑다. 다들 수학 실전개념끝나고 뭐 할건지 댓글들을 달도록
-
시간 생각하면서 그 망ㅎ은 지문들 꾸역꾸역 한시간 이십분 안에 풀려는게 너무...
김동욱 선생님의 말을 보는 것 같군요
인강을 안 들어서 정확히 어떤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중요한 핵심이기 때문에 선생님도 강조하시는 것이겠죠ㅎㅎ
논문사이트 주로 어디서 보시나여??
저는 dbpia 이용합니다. 아마 대부분의 학교에서 구독하고 있을 거고, 만약 구독하고 있지 않다면 도서관 와이파이로 이용할 수 있어요(그 도서관에서 구독 중이라면)
평가원 국어가 몇점이신데요?
수능은 아직 안보신것같고
6모때는 아파서 자다 나왔는데 집모 풀면 늘 안정1 나와요.
이번 7평은 많이 쉽기도 했고 그래서 다 맞았고요.
인증 없어서 못 믿겠다 싶으면 쩔수없는데 그렇다고 저 공부법이 개소리인 건 아니니 공부법만 가져가도 별 손해는 없을 듯 합니다. 학교 친구들이 국어 공부 이상하게 하는 게 답답해서 올려 본 거라서…
이해위주로 공부해왔는데 그러다보니 너무 모든문장을 생각ㄱ하고곱씹다보니까 실전에서도 속도가 안나고 뒤쳐짐 이런경우는어캄..이해력은ㄱㅊ음
위에도 적어놨는데 이해력이 어느정도 괜찮아졌으면 지금부터는 문제 먼저 읽고 선지에 적혀있는 키워드를 지문에 표시해가면서 읽으세용.
그럼 문제 풀 때 필요한 문장 위주로 읽게 돼서 시간 단축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