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깡 [330158] · 쪽지

2014-05-27 04: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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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겨야만 하는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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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한 빛 거두는 매정한 미소에

언제나 시간의 흐름은 날 앞질러

나를 상심하게 하였습니다.

 

몸 하나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삶의 달음박질에

내가 바라는 것은 가끔 시간이 멈추어

더불어 쉬어가고 싶은 것 뿐이건만

 

지는 해 붙잡으려 빈 손짓에 움켜쥔 허공이

내 손에 쓰게 남아 있기에

주저 앉아 목놓아 울어버렸습니다.


나를 바라보는 것이 헛된 것임을 알고

다시 묶으려 한 매듭이 풀려버려

나에게 좌절만을 안겨준 그 때

누군가가 나에게 보여준 나를 다시 보았습니다.

 

사실, 별 것 아닐 것입니다.

 

눅눅한 습기먹은 옷깃을 여미고

조금은 젖은채로 바람에 날리는 하루

짙은 구름처럼, 그 뒤로 숨어있는 햇살처럼

현실의 뒷켠에서 움츠리고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젖으면 젖은 채로 온 가슴 활짝 열어

기쁜 듯이 받아들이다 보면

삶은 그리 험한 것만은 아닐 것입니다.

견디지 못할 만큼 힘든 것은 아닐 것입니다.

 

찬 겨울이 가고 따뜻한 봄이 오듯

봄의 장막을 뚫고 나간 자는 뒤를 돌아보지 않고

다시 봄이 오고, 내일이 올 것을 알기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냥 이렇게, 걷는 것 뿐입니다.


2014.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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