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이 생각하는 평가원 모의시험과 수능의 상관관계.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에 수능을 처음 치른 94년생 현역 수험생입니다.
현재 서강대 경영에 정시 일반전형 우선선발로 합격한 상황이고요.
요즘에 수능에 대해서 이런 저런 말이 많길래 저도 생각해 두고 있었던 6,9 모평과 수능과의 관계를 말하려 합니다.
결론만 말하자면 저는 6,9월 평가원보다 수능이 더 잘 나온 케이스입니다.
서울대 정시 쓰기를 간절히 원했기에 완전히 만족한 점수는 아니지만,
결국 수십 번 고민하고 쓴 서강대학교 경영학과를 합격해 냈기에 스스로를 다독여 줄 수는 있을 점수라고 생각하려고 합니다.
제 고 3시절은 암흑기였습니다. 6월은 3,4월보다 백분위가 확 떨어져 나왔고요. 게다가 저는 '그 중요하다는' 9월 평가원을 망쳤습니다.
아 이게 평가원인가. 아 이게 수능인가. 이상과 현실은 다른건가. 재수를 해야 하나. 재수하면 오를까? 등의 생각을 했었습니다.
사실 저는 고 1, 고 2 때 11111이 당연했었던 학생이었습니다. 고 3때 와서도 언어가 가끔 2등급으로 삐끗한 것만 빼놓고는 늘 1이었습니다.
외국어는 무조건 1등급을 따논 깡패과목이었기 때문에 제 외국어가 항상 1일 것을, 그것도 백분위가 높아줄 것을 의심치 않았었습니다.
그렇게 약간의 긴장 속에서 9월 평가원 시험을 봤는데
2121234 (언수외 정치 사문 국사 독일어) 가 나왔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서러운 게 외국어 원점수가 87이었습니다.. 87. 그 동안 저 외국어 94정도만 나와도 아 ㅆㅂ 망했다.. 졸 짜증나 이랬는데 87인 겁니다.
그 때 1컷이 91인가 그랬는데 제 친구는 3점짜리를 하나 틀려서 97점이더군요. 시험이 어렵기도 했지만 결국 저 혼자 망한 겁니다. 다른 공부 잘하던 친구들은 웬만큼 나오더라고요. 울고 불고 난리났습니다.
게다가 주변 사람들은 위로하면서도 9평 = 수능성적이다 부터 시작해서 너 거기서 무조건 떨어진다. 수능은 무조건 떨어지게 되어 있다. 열심히 공부하는 재수생과 반수생이 보이지 않니? 너 거기서 올라봤자 10점도 안 오를 거고 99.9% 더 떨어질거야 ㅎㅎㅎㅎㅎ 하며 제 속을 박박 긁더라고요.
거기서 더 떨어지면 아마 정시로 중경외시도 못 갈 성적... 이었어요.
눈 앞이 캄캄했습니다. 성대 우선선발이 언수외 합 4잖아요?
그런데 저는 9월에서 언수외 합 5가 나왔습니다. 맛이 가는 겁니다. 진짜 너무 정신적으로 아팠습니다.
하지만 선생님 한 분의 말로 인해서 용기를 얻었습니다.
그럴 수 있다. 선배 중에도 그렇게 직전에 시험 몇 번이나 망쳤는데 결국 정시로 서울대 공대를 가더라. 라고 하더군요.
넘어지면서 간다. 오른다.
그래서 너무너무 불안했지만 정말 그 때부터 수능 볼 때까지 제 인생에서 최선을 다했습니다.
늘 수능에 대해 생각하고, 쉬는 시간이든 뭐든 공부 시간을 무조건 확보해서
찾아오는 친구들까지 귀찮아하고 쫒아내며 공부를 했습니다.
결과는 1111133(언수외 정치 사문 국사 독일어)
수리 빼고 다 올랐습니다. (9월 때 수리만 잘봤습니다. 백분위 99. 근데 수능에서는 98^^;; )
특히 외국어는 원점수 13점이 올라 100을 찍고 백분위도 100을 찍어냈습니다.
매일 평가원 시험에서 2개씩 틀려 속썩이던 사회문화 원점 50찍고 백분위도 100을 찍어냈습니다.
연고대 우선선발.. 을 맞췄는데 수시는 다 떨궜습니다 ㅠㅠ 어읔 ㅠㅠㅠ
혹시 고 3 올라갈 분들이 이 글을 보게 된다면
나중에 평가원 시험이 불만족스러워도 저처럼 울지 말고, 기죽지 말고
눈 더 동그랗게 뜨고 뭘 해야 할지 생각하세요.
반성도 하지 마세요. 지난 일에 대한 반성도 하지 말고 그냥 남은 시간 동안 무엇을 해야 잘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세요.
저는 다행스럽게도 극복해 내긴 했습니다만 저처럼 고민하느라 시간 낭비하지 마세요.
6월, 9월에서 반드시 더 떨어지거나 붙박이 하라는 법이 없다는 걸 보여낸 산 증인이 여기 있습니다.
제가 내년에 반수를 할지 말지 모르겠고(사실 지금 좀 고민입니다), 그 때는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모의고사는 정말 모의고사일 뿐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수능은 수능이고요.
현역도 화이팅.
저처럼 반수, 재수 고민하는 수험생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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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하게 공감해요. 잘한다고 느슨하게 마음먹으면 망한다는 걸 9월 외국어 때 확실히 깨달았습니다 ㅋㅋ
전 이과지만 9평 수리가 85점(2등급) 수능 100 6,9평과 수능은 다른듯
탐구는 반대로 6,9평때 완벽 그러나 수능때 패망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