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E(이항대립 2.0) 매뉴얼
안녕하세요. 이원준입니다.
여러분이 정보를 잘 모델링할 수 있다면, 글을 잘 읽을 수 있을 것입니다. CDE란 정보를 모델링하는 방법입니다. CDE는 C⇒E와 D→C로 이루어져 있는데, 우선 C⇒E부터 살펴보겠습니다. C⇒E에서 C란 원인이고, E는 결과를 말합니다.
다음 문장을 함께 분석해 볼까요?
(1) 두 초점이 가까워질수록 이심률은 작아진다. (수능)
(1)에서 원인은 무엇이고, 결과는 무엇인가요?
’초점‘이나 ’이심률‘이라는 명사를 모르더라도 이 글의 구조를 분석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ㄹ수록’, ‘-진다’와 같은 어미를 근거로 하여 원인과 결과를 구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글의 구조처럼 ‘A일수록 B진다“라는 형식을 가진 문장을 비례적 인과문이라고 합니다. 이 때 A는 원인이고 B는 결과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1)에 적용해 본다면, 원인은 두 초점이 가까워지는 것이고, 결과는 이심률이 작아지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아래와 같이 표시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럼 초점이 멀어지면 이심률은 어떻게 될까요? 아래 그림의 화살표를 보면 알 수 있다시피 커질 것입니다.
초점과 이심률이라는 어휘의 의미를 모르더라도 이렇게 정리할 수 있고, 또 추론할 수 있다는 점은 대단한 장점이 있습니다. 우리는 ’A할수록 B진다.”라는 형식을 가진 모든 문장을 표준화된 형식으로 바꾸어서 다룰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단지, C와 E에 들어가는 단어만 바뀔 뿐입니다. 지문에 나오는 어휘들은 대부분 학술적인 용어들이라서 우리가 모르는 단어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적성시험의 목적은 지식의 측정이 아니라 학습 능력의 측정이기 때문에 지식 자체가 아니라 지식을 모델링하는 능력이 중시됩니다. 물고기보다 물고기 낚는 법이 더 중요하다고 비유할 수도 있겠습니다.
인과적 관계를 나타내는 중요한 구문으로 “A에 따라 B가 달라진다.”라든가 “A하면 B해 진다.” 등도 있습니다. 이 때 원인은 A가 되고, 결과는 B가 됩니다. 예를 들어 “운에 따라 도덕적 평가가 달라진다.”라는 문장의 의미는 운이 도덕적 평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C⇒E는 수단과 목적을 나타내기 위해서도 사용될 수 있습니다. 목적을 달성하게 하는 수단은 유효한 수단입니다. 이런 경우에 수단과 목적은 인과 관계에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A하기 위해서 B한다.’라는 문장에서 A가 목적이고 B가 수단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A하기 위해서 B해야 한다“라든가 ”A하려면 B해야 한다.“와 같은 문장은 어떨까요? A가 목적이고 B가 수단인데, 이 때 B는 필요조건으로서의 수단이 됩니다. 또는 B는 A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Condition)이라고도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위와 같은 상황에서 만일 B라는 조건이 달성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A도 달성되지 않을 것입니다. 즉 ~B라면 ~A가 될 것임을 추론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C⇒E 모델링으로 문장 (2)를 모델링해 볼까요?
(2) 개연성이 높기 위해서는 비교 대상 간의 유사성이 커야 한다. (수능)(2)는 다음과 같이 모델링할 수 있는데, 만일 유사성이 크지 않다면 개연성이 높지 않을 것임을 추론할 수 있습니다.
이제, D→C를 살펴볼까요? D→C에서 D는 근거이고, C는 결론을 말합니다. 근거와 결론을 묶은 말뭉치를 논증이라고 부르니, D→C란 곧 논증 구조입니다. 논증에서 근거를 ’전제‘라고도 부릅니다.
D→C는 C⇒E와 조합하여 다음과 같이 모델링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목적을 위해서 어떤 행위를 하면 순기능이 있을 수 있지만 한계나 역기능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한계나 역기능이 있다면 이를 해결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A하려고 B하면 C도 초래된다. 따라서 D해야 한다.“라는 문장은 다음과 같이 모델링됩니다.
자, 그럼 이제 언제 C⇒E를 쓰고, 언제 D→C를 쓰는지 궁금하겠지요? 우리는 보통 진술을 사실과 의견으로 나눕니다. 이는 이유를 구분할 때에도 사용됩니다. 어떤 현상을 객관적으로 설명할 때, 어떤 현상의 이유를 보통 원인이라고 하고, 주관적인 성격이 강한 주장의 이유를 근거라고 합니다. 이 둘의 경계선이 뚜렷한 것은 아닌데, 애매할 때에는 C⇒E를 쓰든 D→C를 쓰든 큰 차이가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과학 지문에서는 객관적인 C⇒E가 많이 쓰이겠습니다만 가설을 도출할 때에는 D→C가 사용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CDE로 모델링하는 것의 기능은 무엇일까요? 바로 글을 정확하고 빠르게 이해하게 해 주고, 정확하고 빠른 추론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입니다. 우리가 글을 읽을 때 속도가 느린 이유는 작업기억의 한계 때문입니다. 낯선 단어가 많이 나오면 작업기억의 많은 부분이 기억에 할당이 되고, 그 결과 처리에 할당된 영역이 줄어들어 정보의 처리에서 실수가 발생하고 속도도 느려집니다. 따라서 훈련을 통해 처리를 자동화하는 것입니다. CDE모델링을 자주 하다보면 처리가 자동화되어서 실수를 줄일 수 있고, 또 처리속도도 빨라집니다. 이를 CDE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여러분의 정보 처리 속도를 높이는 것이 CDE의 기능입니다. 익숙해지면 굳이 손으로 일일이 쓰지 않더라도 마음속으로도 처리할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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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맞아요 선생님!
메인에 올라간다는 뜻인듯합니다. 메인에 떠서 이륙=뜨다인것 같네요. 이만 설명충...
엑박...
수정했습니다~
사진 안 보입니다..
죄송합니다!^^;
엑..박
죄송합니다.
로스쿨가기위해선 저런식의 공부를 해야하는거죠? 어휴 힘들겠다 ㅠㅠ
항상 좋은 글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쌤 ㅎㅎ
와 이원준강사님 오르비하셨구나...
국어 점수가 안 나오는 건 아니지만 선생님 글 볼 때마다 언젠가 강의 한 번 꼭 듣고 싶어지네요
치과의사 선생님 답게
뭔가 되게 논리적이고 딱 처방하는 것 같은 느낌이네요..
멋집니다 이원준 선생님
저도 이원준 쌤 처럼 멋진 의사가 되고 싶어요
이원준쌤이 의사에요? 예전엔가..?
의사는 라이센스직업이니 평생 의사죠 ㅋㅋ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석사세요
헐... 리트그런것도 하시길래
법관련이나 역시 국어관련 그런걸줄알았는데
이과셨다니..
이과는 아니고 서울대 중문과 학사
치과대학 석사에요 ㅋㅋ
문과출신 치과의사에요
아 뭐 의전..? 그런건가요?
지금은 없는거죠?
치과의사라니 ...ㄷㄷㄷ해요
물리공부도하셧다고들엇는데
선생님 무료강의 잘 들었습니다. 그런 좋은 강의, 무료로 올려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개인적으로 듣고 싶지만, 혼자하기로 맘 먹어서 커리를 타지는 못하지만 논리에 대해 좀 더 알아 갈 수 있었던 시간 이었습니다. 그리고, 선생님께서 추천 하셨던 마인드웨이(맞나요?)라는 책을 예전에 도서관에 찾아 보니 없더라고요. 나중에 읽자 하고 집에 찾아 보니까 잊고 있던 논리학? 글쓰기? 책이 있더라고요. 조셉월리엄스의 "논증의 탄생". 제가 몇 년 전에 사 놓고 중간에 읽다 만 책인데, 선생님이 말씀 하신 말 들, 국어영역에 대한 틀, 나아가 토론과 글쓰기에서도 아주 유용하게 쓰일 책 이더라고요.
수능 끝나고, 이 책과 마인드웨이, 그리고 최훈- 논리는 나의 힘을 읽어 보려고 합니다.
꼭 수능 끝나고는 아니더라도, 시간 날 때 라도 읽으면 국어 영역 뿐 아니라 사고체계 확립에도 도움이 되겠더라고요. 아마 선생님께서도 저 책들을 아시지 않을까.. 싶은 마음과 혹시 또 좋은 책을 알고 계신다면 추천도 받고자 이렇게 댓글을 썻습니다.
마인드웨어 에여
예, 논증의 탄생도 좋은 책입니다~^^ 김명석 교수님의 도 좋은 책입니다~
선생님 현강생인데요 캬~ 명쾌하네요 솔직히 진작에 이렇게 정리해주셨으면 더 좋았을텐데 아쉽기도 합니다
혹시 위 도식,기호들은 선생님이 재구성하신건가요? 선생님이 추천해주신 책(두보계)에선 두줄짜리 화살표를'따라 나온다'라고 해서요. 어찌됐든 진짜 216 최고네요
아 그리고 '두보계'책 베스트셀러됐던데... 혹시? 선생님의 영향?...
두뇌보완계획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니 기쁘네요.^^ 제 영향도 조금 있겠죠? C=>E는 이번에 제가 정한 기호입니다.
선생님. 원인과 결과를 논리식으로 나타낼 때 궁금한게 있습니다. 수단과 목적을 논리식으로 나타낼 때에는 목적->수단 이런 식으로 나타낸다고 배웠습니다. 그런데 원인과 결과는 정해진 방향이 없는건가요? 상황에 따라 원인이 필요조건이 되거나 결과가 필요조건이 되는건가요?
두줄짜리 화살표가 인과, 선후관계를 나타낸다고 배웠는데 한줄짜리로는 원인과 결과를 어떻게 나타내는지 궁금하네요.
인과와 함축은 독립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충분조건으로서의 원인(수단)인 경우, 필요조건으로서의 원인 (수단) 인 경우 등 여러 경우가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원준 선생님 안녕하세요!
오르비 클래스에서 영어강의를 하고 있는 유정우입니다.
지금 이 칼럼을 보면서 흥분에 흥분을 거듭하고, 작년 저의 선택에 대한 확신이 드는 순간입니다.
평소에 이원준 선생님의 논리적 칼럼과 풍부한 지적 능력에 대해 감탄했었지만,
실제로 선생님의 수업 내용을 자세히 본 적은 없었는데요.
그런데, 오늘 쓰신 글을 읽어보니 제 XrYs강의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많아 매우 행복합니다.
글에서 말씀하신
C-E의 모델링은 저의 X → Y의 구조와 완벽하게 일치하네요.
예를 들면,
1. 본문에서 언급하신 ‘A할수록 B진다.’는 구문은
영어의 The 비교급, the 비교급과 같은 구문입니다.
(이것을 저는 X → Y의 구조를 만드는 대표적인 관계항장치라고 소개합니다.)
2. 더 나아가
본문에서 언급하신 원인과 수단, 조건은 C이고 결과와 목적은 E라는 것을
저는 모두 X와 Y로 정리하여 강의합니다.
3. 더욱 놀라운 것은 이런 부분을 모델링이라는 관점으로 접근하신 점과
이를 통해 정보의 처리를 자동화할 수 있다고 평가한 부분입니다.
저는 뒤늦은 나이에 인터넷 강의라는 세계에 입문했습니다.
성장하는 학원 운영을 접고,
인터넷으로 제 강의를 널리 알리는 직업을 선택하는 결단을 내린 것이죠.
제가 이러한 결단을 내린동기는,
학생들이 영어를
'단순 구문 번역 수준 해석'과 '유형별 풀이 기법'이라는 방식에 매몰되어 가는 현실이,
정보를 정리하고 필자의 의도를 받아들이는 본질적 수준을 외면하는 현실이,
안타까웠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더 많은 학생들이 말과 글의 본질에 다가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당연하게 이루어지는 사고의 과정을 어떻게 하면 쉽게 전달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서 출발하여 ,관계항 장치를 통한 텍스트를 보는 방식을 만들게 된 것이죠.
오늘 선생님의 강의 내용을 보며
제 스스로가 한 층 더 확신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어 이렇게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과목도 다르고 활동하는 위치도 다르지만 비슷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매우 유사한 도구를 사용한다는 것이 놀랍고, 신비함을 느낍니다.
조만간 이와 관련한 칼럼으로
선생님의 도구와 제 강의와의 연관성에 대해 상세하게 밝히겠습니다.
시간이 되시면 ‘꼭’ 한 번 읽어주시고 피드백도 해주시는 기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제 댓글을 읽지 못 하시더라도, 오늘의 칼럼이 제게 많은 힘을 주셨음에 감사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유정우 선생님~^^ 정보모델링을 통해 정보를 가공하고 처리하는 능력이 학생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필요하다는 의식을 공유하고 계시다니 너무나 반갑습니다! 칼럼 기대하겠습니다! 건승하십시오~^^
감사합니다. 원준쌤도 건승하시길 기원합니다.
메가1타 국어쌤이네 ㄷ
안녕하세요 선생님
수험생은 아니구.. 대학에서 행정이랑 경제를 배우고있는학생인데요
텍스트를 읽고 정보를 잘처리해서 머리에담고 이해하는 능력을 키우고싶습니다
혹시 그런기술이나 능력을배양하게 도와주는 책같은게있을까요??
김명석 교수님의 추천합니다.
선생님 수강생인데 추천 누르고 갑니다잉 감사합니당^^
예~^^ 감사합니다.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쓰지 않아도 머리쏙으로만도 상상가능한가요 쌤 강의 거의 완강햇는데도 쓰지 않고는 못하겟어요 그래서 실전에서 못 사용할것 같에서 그만 둘가 생각중인데요 정말 계속 하면 머리로 그려지나요?
됩니다!~^^ 대신 노력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컴퓨터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분리되어 있어서 소프트웨어만 교체하면 되지만, 인간의 두뇌는 이 둘이 분리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소프트웨어(생각하는 방법)를 업그레이드하려면 하드웨어 (신경망)도 업그레이드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적절한 수준의 지속적 자극과 시간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