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용적 사고력 - 비판적 사고력 - 창의적 사고력 (ft. 22수능 헤겔의 변증법)
2022학년도 수능 국어 첫 번째 독서 (독서론 제외) 지문입니다.
현장에서 응시했던 첫 수능에서의 첫 시험지,
그 중에서도 첫 번째 독서 지문이었기도 하고
제게는 개인적으로 많이 어려웠던 지문인지라
대학에 온 후에도 종종 반복해서 읽어보곤 하는데
문득 [정립-반정립-종합]의 구조를 적용했을 때
우리가 무엇을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는
상황들이 몇 가지 떠올라서 글로 남겨두고자 합니다.
1. 수용적 사고력 - 비판적 사고력 - 창의적 사고력
주어진 지문에 따르면 [정립-반정립-종합]은 변증법의 논리적 구조를
일컫는 말로, 변증법은 대립적인 두 범주가 조화로운 통일을 이루어 가는
수렴적 향상성을 구조적 특징으로 지닌다고 합니다.
따라서 우리가 [A-B-C] 구조를 변증법의 논리적 구조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A와 B는 대립적이어야 하고 C는 A와 B가 조화로운 통일을 이루어 가는
과정과 그 결과를 담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저는 사고력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바라보곤 합니다.
이제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 어떠한 연구 결과를 참고한 것인데,
수용적 사고력, 비판적 사고력, 창의적 사고력,
이렇게 세 가지입니다.
저는 각각을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수용적 사고력: 어떠한 대상이 주어졌을 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능력
비판적 사고력: 어떠한 대상이 주어졌을 때, 대상을 의심해보는 능력
창의적 사고력: 어떠한 대상이 주어졌을 때, 그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능력
예를 들어 피타고라스의 정리라는 대상이 주어진 상황을 가정해봅시다.
어느 직각 삼각형의 세 변의 길이가 각각 a, b, c (a+b>c) 이며
c가 빗변의 길이라고 합시다.
수용적 사고력의 관점에서 우리는 이 대상을 바라보았을 때
"어느 직각 삼각형에서 빗변이 아닌 두 변의 길이의 제곱을 더하면
빗변의 길이의 제곱이 되는군"과 같은 생각을 해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머릿속에 잘 집어넣어두었다가
세 변의 길이 중 두 변의 길이만을 알고 있는 직각 삼각형,
혹은 직각 삼각형으로 근사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도형을
만났을 때 다른 한 변의 길이도 구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비판적 사고력의 관점에서 우리는 이 대상을 바라보았을 때
"왜 주어진 공식이 성립한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지?
모든 직각 삼각형에 대해 저 공식이 성립할 것이라고
어떻게 단정지을 수 있을까? 이 정리는 피타고라스라는
인물에 의해 만들어진 것은 맞을까? 왜 피타고라스의 정리는
피타고라스의 정리라고 불리는 것일까?"와 같은 생각을
해볼 수 있습니다. 대상에 관해 '확실한가', '증거가 있는가',
'만든 이가 누구인가', '주장하는 이가 누구인가',
'이를 통해 이익을 보는 것은 누구인가'와 같은 의문을
하나씩 던져보는 것은 대상에 대한 우리의 이해도를
높이는 데에 분명 도움이 될 수 있고
때로 그 중에 몇 가지가 큰 의미를 지니어
사회 전체의 통념을 바꾸어버리거나
새로운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경우에는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증명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에 대해 찾아보며 유도 과정을 배울 수 있을 것이고
때로 새로운 방식의 증명 과정을 찾아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창의적 사고력의 관점에서 우리는 이 대상을 바라보았을 때
"어쩌다가 저 공식이 발견된 것일까?
피타고라스의 정리에 얽힌 이야기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피타고라스가 사람의 이름이라면
피타고라스라는 인물은 어떤 삶을 살았을까?
직각 삼각형에서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가장 유의미한 수학적 대상은 피타고라스의 정리인가?
그렇다면 피타고라스의 정리가 직각 삼각형의
세 변의 길이 사이의 관계를 기술해주는 것 외에
우리의 삶, 일상에는 어떠한 의미를 지닐 수 있을까?
오늘 내가 보낸 나의 삶과, 어제의 내가 보낸 어제의 삶,
그 너머 어딘가에 피타고라스의 정리가 지닐 수 있는 의미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을 수 있을까?"와 같은 생각을 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통해 제 학습 과정을 설명해보자면
1) 어떠한 학습할 수 있는 대상을 만나
2) 있는 그대로 바라보아보고
3) 해볼 수 있는 의심들을 던져본 후
4) 나만의 의미를 부여해보는 것으로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저는 의미 부여를 참 좋아하는데,
어떠한 대상이든 조금 더 우리에게 친숙하게,
더 깊이 들여다볼 수 있도록 우리를
이끌어주는 힘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 방식에서 이 글에 드러난 제 생각도
있는 그대로, 의심, 의미 부여의 과정을 따라
살펴보신다면 비록 제 개인적인 생각을
주관적으로 드러낸 것이지만
수능 학습은 물론 삶에 있어 몇 가지들을
챙겨가실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봅니다.
앞서 비판적 사고력의 관점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피타고라스의 정리라는 대상에 대한 의문을 하나씩 던져보며
다양한 증명 과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 언급했습니다.
이 증명 과정을 '배우는' 과정 자체에서는 수용적 사고력이
큰 힘이 될 것입니다. 물론 하나 하나 따져보며 '이게 왜 된다고
확신할 수 있지?'와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는 것이
효과적인 학습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지만
무한한 의심은 결국 그 어떠한 것도 우리에게 가져다줄 수 없으며
가끔은 의심이 이어져 그 화살표의 끝이 나를 가리킬 수도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봅니다. 나의 존재에 대한 의심은 실존에 관한 고민으로,
실존에 관한 고민은 따로 허무와 우울로 우리를 인도할 수도 있을 것이라
저는 생각합니다. 사람에 따라 생각이 다를테지만 누군가에게 그 경험은
삶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해줌과 동시에
새로운 삶의 시작에 대한 명분을 쌓아줄지도 모르겠습니다.
헤겔에 따르면 미학은 철저히 변증법적으로 구성된 체계 안에서 다루어지는데
미학의 대상인 예술은 동일한 내용의 절대적 진리,
'이념'을 인식하는 인간 정신의 영역의 한 형태를 종교, 철학과 함께 지닌다.
예술, 종교, 철학이 각각 직관, 표상, 사유라는 인식 형식으로 구분될 때
'직관'은 주어진 물질적 대상을 감각적으로 지각하는 지성이고,
'표상'은 물질적 대상의 유무와 무관하게 내면에서 심상을 떠올리는 지성이며,
'사유'는 대상을 개념을 통해 파악하는 순수한 논리적 지성이다.
직관의 외면성과 표상의 내면성은 사유에서 종합되고,
이에 맞춰 예술의 객관성과 종교의 주관성은 철학에서 종합된다. (중략)
예술은 초보 단계의, 종교는 성장 단계의, 철학은 완숙 단계의 절대정신이다.
이에 따라 [예술-종교-철학] 순의 진행에서 명실상부한 절대정신은
최고의 지성에 의거하는 것, 즉 철학뿐이며,
예술이 절대정신으로 기능할 수 있는 것은
인류의 보편적 지성이 미발달된 머나먼 과거로 한정된다.
p.s. 고등학교 3학년 때의 저, 그리고 대학교 1학년 (대학을
두 번 다니어 1학년을 두 번 경험했습니다만) 때의 저는
그 누구보다 절실히 교육의 힘을 믿고자 했던 것 같습니다.
나를 변화시킬 수 있는 도구 중 하나가 교육이라 믿었고
그 믿음 아래에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가르치고자
마음 먹었던 것 같습니다.
요새는 생각이 조금 바뀌어갑니다.
때로는 교육으로 해결되지 않는 것들이 있으며
아무리 가르쳐도 절대 따라하지 못하는 것들이 있음을
부정하기 어려운 상태로 스며들어가는 듯합니다.
비록 어느 고등학교의 내신이, 1차 지필 시험지가
완벽하다 말할 수 없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출제될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험지가 완벽하다 말하기
어려울 수도 있을테지만,
수험생 분들께서는 오늘 하루도 잘 마무리 하시어
내일을 위해 나아갈 수 있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글을 접하신 모든 수험생 분들의 내일을 응원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내일 하루도 파이팅입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오르비는 2010년 10월부터, 매년 10월, 오르비 회원들과 학부모, 교사 및...
-
QUALIFICATIONS FOR EPI / CENTURION...
-
[15-9-2 | 2차] 9평 Rainbow Table
오르비의 Rainbow Table은 각 과목별로 각각의 원점수에 대응하는...
-
[15-9-2 | 2차] 오르비 9평 vs 작년수능 평균점수
가채점 끝내신 분들은 http://faitcalc.orbi.kr ( <== 클릭 )...
-
[15-6-4 | 1차] Kaleidoscope et Rainbow Tables
QUALIFICATIONS FOR EPI / CENTURION...
-
[2015 수능] 2015학년도 문과한의대 대학별 누적백분위 추정 17
사진이 잘 보이지 않으면 http://i.orbi.kr/0006140220 여기로...
-
큰 화면으로 보기: http://i.orbi.kr/0005337052
-
[2015 수능] Kaleidoscope Professional (c/ Medical)
글씨가 작아서 안 보이는 경우: http://i.orbi.kr/0005336434
-
오르비와 Fait Team은 올해 서울대 정시모집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실지원...
-
[Fait Book] Fait 14 합격선 형성 지점 총정리
자료를 읽는 법1. 예를 들어 아래 자료에서 서울대 경영대학 54.2%로...
-
[Fait Book] Kaleidoscope Pro 에서 서울대 문과 석차가 낙관적으로 보이는 이유 11
http://orbi.kr/0005271491 같은 글이 올라오며 혼란스러워하는...
-
[Fait Book] Kaleidoscope 2015와 C사의 문과 추정치에 대한 비교
저희는 지금까지 타사의 추정치에 대한 논평을 거절해왔습니다. 왜냐하면 각 입시...
-
BA영 만점은 402점입니다. 인문계 만점권 정보는 잘라낸 것입니다.↓이 자료는...
-
[Fait Book] 2015 수능 아랍어에서 벌어진 웃긴 일 19
Rainbow Table의 아랍어에 1컷 23, 만점 99%로 말씀들이...
-
PC화면으로 접속한 경우 폭이 좁아서 도표가 잘 안...
-
[2015 수능] Kaleidoscope (원점수 2판)
※ 탐구영역 원점수 합을 기준으로 한 자료로, 선택과목의 난이도 고저에 따라 실제...
-
기다려 주셔서 감사합니다.오류가 있으면, 댓글로 지적해 주세요.국영수는 오류가 없을...
-
[2014 정시] 연고대 이과 우선합 컷 + 표본 정리 (2차) 175
연고대 이과 우선합 표본은 제가 직접 정리하겠습니다.지원한 학과와 우선선발 점수,...
-
[2014 수능] Kaleidoscope Professional 22
크게 보기 : http://i.orbi.kr/0004139746
-
[Fait Book] Fait 13 (작년) 합격선 형성 지점 총정리 60
예를 들어 서울대 인문계열 (광역) 55.7% 로 표시되었다면, 합격 가능성이...
-
RB Table 은 표준점수-백분위-등급을 대조해서 보여주는 도표이며, 원점수를...
-
[Fait Book] 오르비의 배치표 Fait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23
Fait은 오르비의 공식적인 유료 배치표입니다. 내가 받은 점수로 올해 정시모집에서...
-
[AHP] 오르비 회원들이 생각하는 명문대 학과 순위는? 37
오르비는 4년 전부터 매년 1,000명 이상의 회원들로부터 수집된, 수만 건의 대학...
-
[2014 수능] The Kaleidoscope™ 2014 (가채점) 59
자연계BAB+과탐 혹은 AAA+과탐 응시자를 자연계로 볼 것이냐, 아니냐에 따라...
-
[13-9-3 | 2차] Kaleidoscope, 오르비 평균점수, 점수 분포 (최종) 1
오르비 평균 점수, 오르비 점수 분포원점수 기준 Kaleidoscope채점 결과...
-
[2014 수능] 입시기관들, 밤새 국수영 등급컷 추정치 상승 30
10개 입시 기관들의 등급컷 추정치는 어젯밤 10시 30분 기준 추정치 (...
-
[13-9-3 | 2차] 9평 국-수-영 등급컷 입시기관별 추정오차 비교 12
위 그래프를 클릭하면 전체 통계를 볼 수 있는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
[13-9-3 | 2차] 9평 Rainbow Table (전과목) 13
오류정정: 수학B형 원점수 79점은, 원점수 80점과 동일하게 표준점수 118점,...
-
시도 학교명 학교유형 학생선발방식 표점평균 순위 서울 대원외국어고등학교...
-
[13-6-5 | 1차] 모의지원 계산기가 6평 등급컷을 알려줍니다
수험생 여러분 모두 모의고사 잘 치르고 오셨나요? 일단, 정말정말 수고...
-
[2013 수능] Kaleidoscope Professional 2013
※ 서남의대는 지원 자격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0 점으로 표시됩니다. 즉,...
-
[2013 수능] 실시간 모의지원 '최종 라인' 제공 안내 46
실시간 모의지원 프리미엄 패키지 사용자들에게 금일 부로...
-
[2013 수능] 실시간 모의지원 13 성적표 인증, 프리미엄 패키지 안내 115
성적표 인증 서비스 안내 오르비 실시간 모의지원 13 참여자는 모바일 오르비...
-
[2013 수능] 실시간 모의지원, 4만 건 돌파 204
모의지원 트래픽 폭주로 새벽에 서버가 다운되어 용량 확장 작업을 오전 중...
첫번째 댓글의 주인공이 되어보세요.